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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이야기 ㅣ 이야기의 낮과 밤 2
나쓰메 소세키 외 지음, 김희용 외 옮김 / 유선사 / 2026년 6월
평점 :
내가 생각하는 고독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세상에서 잠시 멀어져 혼자이고 싶은 순간이 있다. 늘 이 지상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다 보면, 가끔은 조금 외롭고 쓸쓸한 곳으로 스스로를 떨어뜨려놓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고독은 때로 축복이 될 수 있고, 그런 고독이 필요한 순간에 이 책을 펼쳐보면 좋겠다.
<혼자가 되는 연습>, <어둠 속의 목소리>, <고독 이후>.
세 개의 부로 나뉜 이 책은 고독을 향해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가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담고 있다.
1부에서는 나쓰메 소세키와 알베르 카뮈의 글을 통해 혼자가 된다는 것의 쓸쓸함을 마주한다. 사랑하는 이를 잃고 홀로 남겨진 사람, 어느 편에도 속하지 못한 채 결국 혼자가 되어버린 사람. 이들의 고독은 단순히 혼자라는 상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세상 어디에도 자신이 기댈 곳이 없다는 데서 비롯된다.
2부에 이르면 고독은 더욱 깊어진다. 안톤 체호프의 <우수>에서 아들은 죽었지만, 그의 슬픔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과, 그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는 세계. 결국 그는 말에게 자신의 슬픔을 털어놓는다. 사람이 가장 외로운 순간은 혼자일 때가 아니라, 곁에 사람이 있어도 자신의 마음을 건넬 곳이 없을 때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3부 <고독 이후>에 이르면 고독의 끝에서 다시 삶을 바라본다. 헤르만 헤세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는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자리에도 새로운 시작이 있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다자이 오사무의 <기다리다>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미래를 바라본다. 무엇을 기다리는지도, 그것이 정말 올지도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여전히 무언가를 기다린다.
나는 무엇을 기다리는가.
그것은 정말 올까.
책을 덮고 나서 어쩌면 고독은 삶에서 떨어져 나가는 일이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바라보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가 되어야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가 있고,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자리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삶도 있다.
고독하고 싶은 날이 있다면, 이 책을 펼쳐보기를 권하고 싶다. 혼자가 되는 연습을 하고, 어둠 속의 목소리를 듣고, 그 고독의 끝에서 다시 삶으로 돌아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