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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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히 기괴한 설정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괴이함을 서사로 설명하고 인물을 개연성 속에서 움직이게 만든다. 무서울 수도 있고, 우스울 수도 있고, 황당할 수도 있는 요소들이 작가의 손을 거치면 하나의 필연적인 이야기로 정렬된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낯선 세계에 이질감 없이 침투하게 되고, 결국 그 어둠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완벽한 논리로 구축된 비정상, 차가운 이성으로 설명되는 괴물성. 작가의 상상력은 파격적이지만 전혀 무모하지 않다. 무너질 듯 쌓아 올린 탑이 끝내 무너지지 않을 때, 그 균형감각에 전율하게 된다. 어둡고 기묘한 서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분명히 이 세계 안에서 오래 머무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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