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설로 나는 작가님을 사랑하게 되었다. 문체와 내용이 너무 취향이다. 거의 모든 문장을 담아두고 싶었다. 마음에 쏙 든 세 장의 이야기들.[열두 개의 틈]"모든 것이 바뀐 것은 저 두 번째 달이 떴기 때문이다." 하늘에 달이 두 개가 되면서 우리가 알던 세계가 바뀌었다. 공기층 파괴, 해수면 상승 등의 문제가 생기면서 삶의 터전을 잃게 되었다. 사람들은 에어포켓에서 생활하며 난민이 되어 간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이런 사회를 묘사하는 것은 이 책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이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야 하는 주인공 두 인물, '아진'과 '이린'을 내세워 현 상태의 절망과 그곳에 적응한 새로운 형태의 삶에 대해 보여 준다. 세대 차이, 종교 심취, 삶에 대한 의지 상실 등 현 인류가 겪는 문제들을 이 세계에서 더 신랄하게 비춘다.지구 안에 에어포켓이 모두 폐쇠되며 '데저트랜드'나 '아이스랜드'중 한 곳을 골라 이주를 해야하는 상황이 생긴다. 두 군대를 이어주는 연락 수단이 없다. '데저트랜드'는 낮이 계속되는 곳으로 밤이 영영 오지 않는다. '아이스랜드'는 밤만 계속되는 극지다. '데저트랜드'는 자유를 주나 개인에게 주어지는 넉넉한 공간이 주어지지 않는 단점을 '아이스랜드'는 공간은 기업이 독점한 곳으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나 자유를 주지 않는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선택인가. 선택지가 둘 뿐이라는 점이 매우 야속했다. [세 평짜리 숲]'데저트랜드'를 선택한 아린의 삶을 보여준다. 누군가는 숲에 있는 한평짜리 마굴에 살고 누군가는 어둠이 보장되는 상류층 마을에 산다. 어린 나이에 이를 악물고 엄마도 잊고 돈을 벌 노력해도 세평이다. [창백한 푸른 점]의,식,주를 보장한다. 정말 보장만 한다. 모두가 시킨 일을 해야하고 시킨대로 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 아빠는 이에 맞서다 보호 장비 없이 마을 바깥으로 나가는 형벌을 받고 '깨져서' 언 발만남고 사라진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시키는 단순 노동을 하며 살아만 간다.나라면 어떤 선택지를 골랐을까? 두 이야기를 읽고보면 어느 한곳의 선택도 쉽지 않다. 그리고 씁슬했다. 자본가의 삶은 어디를 고르거나 평안해보였다. 인간의 불행은 비교로 부터 시작된다고본다. 더 나은 삶을 갈망한다. 작가님의 인물들은 모두 정말 입체적이다. 이진과 아린 두 주인공은 조대한 문학평론가가 쓴 『미지의 발걸음』에서 나오듯 대비되는 성격을 대표하지만, 결국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결말을 보이는 서사가 완벽한 인물들이다. 나는 소설의 등장인물 중 아진의 엄마가 눈에 띄었다. 유약하고 현실 도피적인 인물. 아감마라는 학자가 만든 종교에 빠져 있으며, 과거의 향수에 젖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무기력하고 의지가 없는 사람으로 보였으나, 아이슬란드에 살게 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 된다. 생각할 필요가 없다. 밥을 하라고 하면 밥만 한다. 살아가기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한 목적성을 명확히 한다. 엄마의 성격은 아이슬란드에서의 생존에 적합해 보였다. 엄마를 통해 아이슬란드의 배경이 인간성을 얼마나 더 상실하게 만드는지를 극대화하는 것 같았다.글자 배치의 여백이 너무 좋았다. 여백을 사랑한다.이 작은 책 안에 펼쳐진 이야기는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