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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그래픽과 애니메이션 - 역사, 직업으로서의 경력, 전문가의 조언
가트 가드너 지음, 이인재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7년 2월
평점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하면서, 동시에, 엄청 뒤늦게, 원작 소설도 출판되었다. 소책자이긴 하나 5권짜리 책을 대충 먼저 보고 나서 영화를 보니,, 개인적으론, 원작소설을 뒤늦게 읽게된 게 오히려 좋았다. 아무래도 외계존재니 차원이동이니 하는 '탈지구적' 사건들이나 스토리들은 문자(텍스트)보단 영상(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쉽다. 재밌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영상 작업자의 텍스트 이해력과 텍스트를 뛰어넘는, 혹은 텍스트를 영상으로 그려내기 위해 동원되는 상상력, 컴퓨터 툴을 다루는 기술적 능력과 컴퓨터 툴 자체의 개발과 발전이 전제되어야 할 것인데,,
그 안에서 그 발전과정과 함께 하질 않았으니 당연히 그 과정에 대한 이해는 전무하고, 단순히 영상 작업자들의 작업 결과들만을 보면서 때론 놀라면서 -우와,대단하구나!-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일단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내가 전혀 모르는 세계, 그러나 그 결과물들을 통해 내가 많은 걸 향유하고 있는 세계의 내부인(전문가)이 썼다는 것이고, 번역도 역시 내부인이 했다는 것이다. 나 같은 무지한 독자에게 '한수 배울 마음으로' 책을 펼칠 마음이 들게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참으로 흥미롭다. 컴퓨터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의 역사로 살짝 들어가보니 그 세계에서 일어난 변화와 발전을 주도한 인물들이 새삼 고맙다. 왜? 그들 덕분에 내가 즐거움을 누리고 있으니!!
번역도 깔끔하다. 간혹 전문 번역가가 아닌,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번역한 책들은 원저를 충실하게 따라잡게 해주는 데는 도움이 되나, 글이 매끄럽게 읽히지가 않아서 책을 읽는 즐거움을 깍아먹는다. 이런 책들은 책의 내용을 따라잡고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 물론 가장 중요하지만,, 내가 뭐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는 것도 아니오, 단지 좀 알고 나면 그 결과물을 좀더 즐길 수 있으니까 어려운 단어들이 나와도 낑낑 대며 읽어보려고 하는 것인데,, 글 자체가 껄끄러우면 일단 당장의 즐거움이 반감되어 '한수 배워보려는' 의지도 시들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좋은 책을 낸 저자 만큼이나 깔끔하게, 충실하게 번역해준 번역자에게도 우린 고마워하거나 가끔은 화를 낸다..
이 책은 저자에게도, 번역자에게도 고마움을 느끼면서 읽고 있다. 추천 한 방~~~
다 읽고 나서 <은하수를 여행하는....> 영화를 다시 한 번 볼 생각이다. 참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이 책을 읽고나서 보면 더 재미있게 보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