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옥스퍼드 세계사
펠리페 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 외 지음, 이재만 옮김 / 교유서가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사 교양강의를 한아름 소유할 수 있게 해주는 책📚


보통 완독한 후 서평을 쓰는 편인데, 이 책은 현재 1부를 반절정도 읽고 있다.

이 책을 믿고 일년치의 역사 교양을 맡기게 된 이유는 2019년 최신작을 번역한 따끈따끈한 최근 출간작이라는 점. 비전공자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줄 간격이 빽빽하지 않고 그림, 사진, 도표가 풍부한 책이라는 점. 책이 묶여있는 바인딩 부분의 여백이 여유롭게 되어 있어 필기를 하거나 그때그때 드는 생각들을 적어두기에도 좋다.


"객관적 현실은 저기 어딘가에, 찾기 어려운 먼 곳에 있다 - 있음직한 주관적 시각들을 모두 아우르지 않고는 그곳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과거를 바라보는 최선의 방법은 과거에 맥락을 더하는 것이다."


세계사는 집필한 사람에 따라 그 견해가 확확 바뀔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런 점을 인정하면서 최대한 '객관적인 현실'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서문을 읽고 이 책을 읽되 또 나만의 방식으로 맥락을 더하고 평가하고 사색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요즘같이 현실이 혼란스러울 때에 그림을 보면 조금 편안해질지도, 혼돈의 카오스가 역사의 흐름 속에서는 작은 에피소드처럼 보일지도. 


"객관적 현실은 저기 어딘가에, 찾기 어려운 먼 곳에 있다 - 있음직한 주관적 시각들을 모두 아우르지 않고는 그곳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의 기술 - 로마의 현자 에픽테토스에게 배우는 슬기롭게 사는 법
샤론 르벨 엮음, 정영목 옮김 / 싱긋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다보면 생각이 정리되면서 헝클어진 일상을 싹 빗어내리는 참빗같은 책이 아닐까 싶어요. '로마의 현자 에픽테토스에게 배우는 슬기롭게 사는 법'이라는 부제로 미루어볼 수 있듯이 복잡한 연말에 철학으로 힐링(?)하기 좋았어요.

저자는 에픽테토스가 동양 철학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하는데 확실히 책을 읽다보면 맞닿아 있는 지점들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석가모니의 수련법인 위빠사나 명상을 잠시 배웠던 적이 있는데요, <삶의 기술>을 읽으면서 에픽테토스의 철학과 위빠사나의 기본적인 스탠스가 유사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만사는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문제가 될 게 없고 사건들에 대응하는 나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을 놓기" 그리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시 반응하지 않고 떨어져서 생각한 뒤 최선의 행동을 하기"가 두 현자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전체적인 핵심.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잘 휘둘린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 본질에 다가가는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아요.


미래를 생각할 때는 모든 사건이 그것에 대한 우리의 감정과 관계없이 전개된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 P9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악한 책, 모비 딕
너새니얼 필브릭 지음, 홍한별 옮김 / 교유서가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손의 <주홍 글씨>를 읽고,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를 읽으면서도 왜인지 <모비 딕>은 못 읽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던 것은, 학부 교수님조차도 문학사적으로 의미있는 작품이란 점은 확실하지만 학생들이 지루해할까봐 수업 자료로 채택하지 않으셨다고 할 때였다. 19세기 미국문학을 전공하시고 가르치는 교수님조차 <모비 딕>에 대해서는 '어디 한번 읽어봐'라는 뉘앙스로 학생들에게 시간이 되면 읽어보세요~ 라고 하시다니. 이 책은 극악무도한 난이도의 서적임이 틀림없음을 직감했다.


영제만 봤을 때는 모비 딕을 "도대체" 왜 읽어야 하는가, 왜 "굳이" 읽어야 하는가? 왜 "꼭" 읽어야 하는가? 에 대해 극과 극의 반응을 할 수 있는데, 번역된 제목은 묘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책이 사악하다니.

저자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잡지사에서 항해와 관련된 책을 쓰기도 하며, 작품에도 등장하는 낸터킷 섬에서 포경선에 관한 글을 쓰는 작가이다. 항해와 글이라는 두 가지 영역에서 멜빌과 유사한 궤적을 그려나가는 사람으로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작중 배경과 멜빌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의 글에서는 감춰지지 않는 멜빌을 향한 존경의 마음이 흠씬 묻어난다. 나는 두려워 마지 않은 책을 최소 여남은 번은 읽었다고 밝히는 저자는 일종의 <모비 딕> 덕후일 수밖에. 그는 작중 인물 개개인과 그 외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모비 딕에 관한 통찰과 분석을 담은 에세이를 엮어 "왜 모비 딕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독자들에게 모비 딕을 읽도록 매력적으로 유혹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을 읽고 나서 <모비 딕>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필브릭 씨 당신은 성공했습니다😹) <모비 딕> 속에 멜빌이 함축하고자 했던 각종 철학적 고찰과 19세기 중반 미국의 현실단상은 이해하기 쉽도록 재치있는 문체로 서술되어있다. 또한 허먼 멜빌의 삶을 되짚어 보는 순간들은 녹록치 않은 경제적 상황 속에서 세상과 스스로를 격리하고 고독하게 저술활동을 했던 그의 내면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게 돕는다.


저자가 인용하는 <모비 > 문장들은 읽는 것으로는 모자라다는 생각이 든다.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간이 지니는 광기와 겸허함은 인생 어느 지점에서는 되새길만한 교훈...비슷한 것을 주는 울림이 있다. 멜빌이 우려했던 바와 달리, 출간된 15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은 <모비 > 읽는다. 거기엔 <모비 > 대한 글을 통해 담론을 형성하는 책의 저자같은 사람들의 공이 꽤나 같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고, 유행이 왔다 가고, 과거는 밀봉된 세계가 된다. 과거의 사람들을 유리창을 통해 들여다보고 비웃거나, 더 나쁘게는 우리 시대의 복잡한 문제들에 시달리지 않은 좋은 시절이라며 부러워하기는 쉬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말들은 헛소리다. 삶은 삶이고, 멜빌이 <모비 딕>에서 묘사하는 세계는 우리가 우리 시대에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세상 못지 않게 최첨단이고 혼란스럽고 기이하다. - P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 - 4대비극, 5대희극 수록 현대지성 클래식 4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저, 찰스 램.메리 램 엮음, 김기찬 옮김, 존 에버렛 밀레이 외 그림 / 현대지성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명화와함께읽는셰익스피어20

셰익스피어를 읽어볼까? 어떤 책으로 시작해볼까? 이 책으로 시작해보세용👩🏻🏫

셰익스피어를 읽을 때의 난관

- 4대비극? 5대희극? 일단 멕베스부터? 작품이 얼마나 있는지, 어떤 것부터 읽으면 좋을지 시작되는 고민

- 읽기 시작하자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비슷한 이름의 인물들

- 이 희곡이 저 희곡 같고, 얘가 아내를 죽이는 지 삼촌을 죽이는지 헷갈리면서 섞여버리는 스토리라인

출판사마다 셰익스피어 전집이 있기도 하고 완전판이라고 홍보하는 벽돌책들도 많다. 하지만 섣불리 손을 뻗어 책장을 넘기기에는 심리적인 장벽이 크게 다가올 수 있다. 때문에 전집의 특성과 진입장벽이 낮다는 특징을 함께 가진 책을 원한다면 현대지성에서 나온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이 딱이다. 사실 원전이 그대로 실려 있는 책이 아니라서 오리지널의 색을 잃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대신 줄거리와 장면 각각의 모습을 한번 읽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글로, 명화로 두번 짚고 넘어가기 때문에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기엔 너무나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좀 읽는 어린이들에게도 선물하기 좋을 것 같은 이쁘고 의미있는 전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데르센 동화전집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11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한스 테그너 그림,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데르센 동화전집

며칠 전, 크리스마스를 맞아 친구네 집에서 밤샘파티를 하기로 하였으나! 이젠 버텨주지 않는 체력 때문에 침대에 누웠다. 어딘가 낯설고 불편한 느낌에 뒤척거리는 와중에 어렸을 때 읽었던 '완두콩 공주'(혹은 '공주와 완두콩' 이야기)가 떠올랐다. 같이 있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아무래도 나만 아는 이야기 같았다... 내용은 대충 왕자가 결혼을 위해 공주들을 초청해서 하룻밤 재우는데 아주 겹겹이 쌓인 매트리스 사이에 완두콩 하나를 숨겨두고 그 완두콩을 불편하게 여기는 귀하게 자란 공주를 골라낸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검색을 하고 검색 결과를 보는데 아니! 안데르센의 동화였다... 몇몇 유명한 동화들만 명확하게 안데르센의 작품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어렴풋한 기억 속 많은 동화와 설화들이 그의 작품이었다.

12월 한달동안 <안데르센 동화전집>을 팔랑팔랑 넘기며 읽어 보면서 생각보다 한국에 유통되고 있는 동화 전집의 큰 부분을 안데르센이 책임지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유명한 작품들: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등등 뿐만 아니라 160여편의 동화를 뚝뚝 끊기지 않고 한번에 읽는다는 것, 그리고 순화되거나 어린이를 위해 변형된 버전이 아닌 오리지널을 읽는다는 게 이 책의 의의 아닐지. 두꺼운 만큼 확실하게 안데르센의 모든 작품, 그리고 해제까지 꼼꼼하게 담고 있다. 들고 다닐 수 없는 두께가 굳이 꼽아보는 단점이지만 집에 꽂아 두면 짙은 초록색이 중후한 매력을 뽐내기 때문에 괜찮다(?) 또한 삽화가 너무 귀엽다... 귀엽다고 해야 하나, 소설의 묘사에 충실하다고 해야 하나, 호불호가 갈리는 귀여움은 맞지만 적어도 나한테는 귀여웠다.

동화라고 해서 마냥 순진한 문학 장르가 아님은 안데르센이 증명하고 있다. 동화 속에는 말랑말랑한 캐릭터들과 명백한 교훈이 함께 있으니까. 아무데나 펼쳐서 읽어도 잘 읽히고 재밌는 전집을 집에 두니 든든한 마음이다.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선한 것과 아름다운 것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고, 전설이나 노래 속에 살아 있게 된단다." - P4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