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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 원서 전면개정판 ㅣ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2
레이먼드 웍스 지음, 박석훈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3월
평점 :
학문의 첫단추를 꿰메는 첫단추 시리즈답게 법철학에 대한 개괄을 다루는 번역서.
“ ‘법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려는 사람은 (좋든 싫든) '선'에 대한 이해를 전제할 수 밖에 없다. “
『법철학』에 수록된 대로 법에 관한 철학적 논쟁을 시간순서대로, 가치 판단을 배제한 채, 요약식으로 읽어내려가다 보면 '선'에 대한 이해 뿐만아니라 '도덕', '정의', '언어' 등 많은 개념들의 정의가 밀려 들어온다.
초중반 법의 개념 부분은 완벽하게 법의 입장에서 사례(낙태, 안락사 등)를 다양한 논의가 충돌하는 지점으로서 다뤘다면, 후반부의 사회학적 접근과 법현실주의 파트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일반적인' 법이 어떤 허점들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본다. 물론 다 개념론과 주장의 입장에서. 법이 학문으로서는 서양, 남성주도적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이 책만큼은 꽤나 훌륭하게 중립적인 책이라고 느꼈다. 저자가 남아공에서 직접 아파르트헤이트를 경험한 까닭일까.
법학자들은 법, 선, 도덕같은 것들이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정의하고, 구분하고, 연구해 결론을 내리려고 했던 것 같다. 독서를 마치고 나니 오래되고 다양한 논의들이 있었다는 깨달음이 물씬 밀려온다. 이러한 연구들이 법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 결국 더욱 정의로운 사회를 불러오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어렵다고 치워 둘게 아니라 자주 찾아보고 이해하려고 머리를 써야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