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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1만 년 전이라면 지금으로부터 1만 2천 년 전이다. 공교롭게도 오늘날 팔레스타인에는 이제껏 있어본 적 없는 또 다른 인류 최초의 건축물이 서있으니, 서안 지구 전체를 포위한 높이 8~12미터의 장벽이다. 서안 지구를 우리나라에 비교해보면 제주도 3배 정도의 크기이다. 장벽은 제주도 3개만큼의 땅과 그 안에 든 모든 인간들을 완벽히 가두어 지구에서 격리시켰다. 이런 것도 인류만이 만든다

우리가 흔히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분쟁이라고 알고 있는 사태는 사실 분쟁이 아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막강 이스라엘 군대의 꾸준한 군사 작전 대상은 고작해야 구식 총을 쏘는 민병대나 돌 던지는 소년들이며, 그보다는 그저 재수 없는 민간인들이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자기 집에 앉아 있다가, 또는 길바닥에서 난데없이 폭탄이나 총알을 맞는 보통 사람들이다. 거기서 날마다 벌어지고 있는 일은 싸움이 아니라 학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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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 간호사의 대부분이 저 같은 민간인이에요. 그리고 투입 전에 교육을 받을 거래요."
"그런 사람들이랑 당신이랑 같아요? 당신은……!"
"같아요."
나직하지만 단호한 대답에 카트린이 멈칫했다.
"그 사람들이나 나나 같아요."
"……."
"나와 당신이 같은 것처럼, 나와 브루너와 그리고 올리비아가 같은 것처럼……. 그런 세상을 만들려고, 당신 오빠가 노력하신 거잖아요."

[그 사람 인생이에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카트린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어떤 인생을 살든 그 사람 몫입니다. 제가 그간 아네트에 대해 각하께 보고를 드렸던 건 그럴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서였습니다. 아네트의 불안정한 상태나, 혹시 모를 신변의 위협 같은 것에 대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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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짚어 보건대 자신은 단 한 번도 그들을 이해해 보려고 했던 적이 없었다.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조차 없었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삶에서 공유되는 지점이 있어야만 한다.
아네트는 혁명군과 자신의 삶에는 그런 지점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비록 현재 그들과 얽혀 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그녀가 몰랐던 일들이었기에 ‘공유되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모든 신문이 독재의 잔재를 모조리 궤멸해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나의 어떤 부분을 궤멸해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원한다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어요."

그것은 그저 체념에 가까운 말이었다. 진정으로 그들을 이해해서, 죄책감을 느껴서, 사죄하고 싶어서 했던 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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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사랑하는 나의 억압자 3 ㅣ 사랑하는 나의 억압자 3
서사희 / 블라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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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양한 전장을 전전하며─ 정의가 때로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정의라는 대의 아래서는 너무 많은 것들이 용서되더군요."
"……."
"나는 지금 정의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혁명군에 합류했을 때부터,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줄곧 그래 왔습니다. 하지만 압니까."
하이너의 씁쓸한 조소가 들려왔다.
"난 단 한 번도 정의로운 인간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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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들
시노다 세츠코 지음, 안지나 옮김 / 이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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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한 것보다는 문제의식이 얕고, 그리고 소설은 쓸데없이 말이 많다는 감상을 흩어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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