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그리고 또 다른 <재즈 시대 이야기들>, 펭귄 클래식 펭귄클래식 11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박찬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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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조카는 밥을 잘 안먹는다. 배가 고플 때만 잘 먹는다.  
그래서 세끼의 식사를 할때는 한끼정도는 양이 너무 적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9시쯤 무언가 먹고 싶은가보다.
뭐가 먹고 싶어~
아~먹고싶어 하며 종알종알 댄다.
할머니가 냉장고에 무엇이 있나 생각을 하시는 모양이다.
한참 말이 없으시고 조카는 계속 종알종알~~할머니가 무엇이 생각나신 모양이다.
오이줄까하고 물으신다.반찬으로 사용하려는 오이가 있었나보다.
조카는 좋다고 한다.
초록색 오이를 껍질의 우뚤두뚤한 것을 살짝 자라내고 끝과 끝을 잘라 가져오신다.
아이의 얼굴보다 긴 오이를 받아 든다. 할머니는 윗부분부터 먹으라는 뜻인지 줄기가 달렸던 끝부분을 손에 쥐어주신다.
아이는 오이를 받아들고는 이내 돌려 끝부분을 덥썩 베어문다. 할머니는 웃으시며 사돈집 풍습은 오이먹는 것도 다르다고 하신다.
아이의 손에 오이를 고쳐들게 하시지만 아이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먹는다.
아마 어디를 베어 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예전에는 끝부분에 오이가 쓴맛이 많았기에 먹지 않아서 그부분을 남겨두었지만 지금의 오이는 별반차이가 없다.
세월이 지나 변하는 것이 있고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것이다.
할머니의 고정관념은 변하지 않을것이며 오이의 맛은 변할 것이다.
무엇이 중요할까 별반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는 할머니의 습관을 기억할 것이고 그것은 할머니의 기억으로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하지만 그도 다른 사람과 같은 인생을 살아간다. 아마 주위에 같은 인생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외로움의 크기가 조금은 더 작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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