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오디오북)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나혜석 외 99명 지음, 윤석화 외 102명 낭독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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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훌륭한 기획이 나오다니! 참가한 배우의 명단만으로도 구입할 가치가 있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좀 더 최근의 소설이 없다는 건데, 저작권료까지 지불하면서 제작하기는 힘들었으리라. 부디 이 프로젝트가 잘 되어서 다음에는 최근 소설 오디오북도 나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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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닐 게이먼 지음, 박선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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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해서는 부정적인 평을 쓰지 않는 편인데,

솔직히

이 책은 실망을 감출 수가 없다.


닐 게이먼의 이야기 솜씨는 여전히 끝내준다.

문제는 한국어 문장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중 하나라 불리는

닐 게이먼의 책이라면

좀 더 조심해서 번역하고 글을 다듬었어야 하는 거 아닐까?


닐 게이먼 스스로 서문에서 밝히듯

이 책은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신화를 저자가 추리고 자신의 상상을 더해 새로 쓴 '이야기'이다.

그런데 읽다 보면 문장이 너무 딱딱해서 내가 지금 논문 번역을 읽고 있는 건가 하는 착각이 저절로 든다.


두세 문장 건너마다 '~ㄴ 건', '~ㄴ 게' '~ ㄴ것이다'가 눈에 턱턱 걸려 짜증이 올라온다.


시프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내 머리카락!"이 다였다.

(중략)

왜냐하면, 뭔가 일이 잘못될 때마다 우리가 제일 먼저 하는 생각은 이게 다 로키 짓이라는 거잖아.

->이 정도 문장은 애교로 봐줘야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다.


세계수에는 기어올라갈 수 있다.

->??????


그가 신경에 거슬리는 것들을 향해 내던졌다가 빗맞히는 바람에 잃어버린 훌륭한 무기들이 매우 많았기 때문이다.

-> 읽다가 숨 넘어가는 줄 알았다.


닐 게이먼의 문장이라 원문을 그대로 살려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을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어 문장을 읽고 있는데도 영어 원문이 뭐였을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우리말답게 매만지든지 아니면 소설 번역 전문가가 번역했으면 좋았을 텐데.

차라리 원서를 살 것을... 


닐 게이먼의 팬이라

그저 그의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논문을 보는 기분이라도 괜찮은 사람이면 보시고,

닐 게이먼의 팬이며 그의 이야기 솜씨를 온전히 누리고 싶은 사람은

오프라인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몇 쪽 읽어보시고 판단하신 후 구매하시길.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짜증 나는 부분

중간 중간에 인쇄가 미세하게 번져 있는 곳이 많아서 읽다 보면 눈이 피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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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지식 : 철학 한 장의 지식 시리즈
마커스 위크스 지음, 공민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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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철학사의 주요 주제, 혹은 주요 사상가를 한 두 단락으로 설명해준다는 데 있다. 모든 설명이 언제나 충분하고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하지만 초심자에겐 길고 자세하다고 좋은 게 아니다. 내용도 본문 편집도 본격적인 철학사로 들어가기 전에 워밍업으로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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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메타드라마, 지각
Richard Hornby 지음, 노승희.백현미 옮김 / 전남대학교출판부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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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 알려주지 않는 드라마의 진실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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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기 추락 사건 창비청소년문학 38
정은숙 지음 / 창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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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숙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은 내가 올해 읽은 여러 편의 청소년 소설 중 최고의 다섯 권에 당당히 들어갈 수 있겠다. 작가는 이미 동화집 ‘우리 동네는 시끄럽다’에서 전혀 다른 인물들에게 어떤 교집합을 제시하고 그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내공이 막강함을 보여주었다. 그 내공이 이번 ‘정범기 추락 사건’에서 그야말로 꽃을 피웠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열여덟 살이라는 참으로 애매한 시기에 속한, 너무나 다른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울고, 웃고, 분노하고, 선택하고, 인생을 살아간다. 이야기 속에서 나는 그 시절의 내 모습을 보기도 하고, 지금의 나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또한 책 너머에 있는 미래의 시간 속에서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만든다. 좋은 이야기에서만 만날 수 있는 현상을 한껏 누렸다.

개인적으로 정은숙 작가의 최고 강점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물이라고 보는 데 ‘정범기 추락 사건’에서는 그 장점이 펄떡펄떡 살아 숨 쉰다. 작가의 주변에 모델이 있든, 상상력의 산물이든 방금 오만 인상을 쓰며 지나간 고딩은 기찬이 같고, 버스 정류장에서 재잘재잘 떠드는 여자아이는 유나 같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주인공의 내면을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인물은 열혈 날라리 지영이였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은 속 깊은 사차원 일진이. 설사 인물들의 실제 모델이 있었다하더라도 아이들이 마주하는 상황의 디테일에서 작가가 자료 조사를 꼼꼼히 했음을 볼 수 있다. 치열한 프로 의식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청소년 소설을 이야기하면서 ‘성장’이라는 주제를 뺄 수가 없겠지만, 어느 작가의 말처럼 성장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것 같은 작품을 만날 때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정범기 추락 사건’은 ‘성장’을 피해가지도 않지만, 들이대지도 않는다. 아이들은 고민하며 자기 자리를 맴돌기도 하고, 작게 한 걸음 떼어보기도 하고, 범기처럼 겨드랑이에 날개가 솟아오른 건 아닐까 하는 맹랑한 생각 속에 날아오르기도 한다. 작가가 각 이야기의 결말에 들였을 많은 공을 생각하며 기분 좋게 차기작 소식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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