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과학이다 - 아기 돌보기부터 훈육까지 뇌 성장.발달별 육아 과학
마고 선더랜드 지음, 노혜숙 옮김 / 프리미엄북스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누구나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영위하는 가치관이 있다. 그게 사람마다 다 다르다 보니 무언가를 배우기도 하고, 또 싸우기도 하고... 그런 것 아닐까? 

이 책은 필자의 육아관과는 대치되는 쪽에 더 가깝다. 그래서 서평 쓰기가 곤혼스러웠다. 여러사람이 보는 서평에 부정적인 이야기가 있으면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렇다면 출판사에서는 섭섭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이다. 

고민 끝에 서평을 쓰기로 했다. 왜냐하면, 육아란 정말 가치관 대립이 첨예하게 일어나는 장인데, 이 책의 철학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테니 그런 사람 목소리도 서평에 담겨야 할 것 같아서다. 

사설이 길었다. 정리하자면, 이 책이 좋게 보신 독자는 아래 서평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시기를 바란다는 거다. 

제목처럼 아기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현상을 과학으로 풀어낸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앞단에서는 뇌 활동을 기본으로 해부학적인 신체 정보를 통해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을 설명한다. 뒷단에서는 앞에서 다룬 정보에 기초해서 실질적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준다.

필자가 불편하게 여기는 부분은 이 책은 정말이지 '서양의 아이에 대한 인식'을 기초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화해서 말하는 위험을 무릎쓰자면 서양에서는 아기가 태어났을 때는 정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찬사를 보낸다. 동양의 금지옥엽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그 정도가 심하다. 아이의  분리불안에 대한 공포심에 가까운 믿음, 체벌의 필요성에 대한 부정 등은 서양 육아 방식의 근간이라 볼 수 있을 정도다. 바로 이 부분이 필자와 간극이 생기는 곳이다. 

필자도 아이의 인권에 대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관심을 기울이고 고민한다. 하지만 필자는 적절한 체벌에 찬성하며 분리불안에 대한 신념에 반대한다. 적절한 체벌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아이 사이에 발생한 사실에 대한 확인과 체벌의 필요성에 대한 동의, 그리고 아이에게 분노나 공포를 일으키지 않는 공정한 벌이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가 동반된다. 제대로 하려면 너무 어렵다. 안 하는게 더 쉽다. 그래서 체벌이 아이의 폭력성을 일으킨다는 이 책의 설명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또 언제부터 분리불안이 이렇게 육아에 있어 길을 밝혀주는 등대와 같은 존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핵가족 사회의  Urban Myth가 아닌가 싶다. 분리불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철저하게 떼어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사랑을 갈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본다. 하지만 문제는 이 분리불안이라는 안개빛 공포가 맞벌이가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젊은 부모들에게 헤어날 수 없는 공포심과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책 후반부에 나오는 정보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아이 키우는데 확실히 도움이 될 정보들이다. 하지만 앞단에 나오는 내용은 어머니 스스로 자신의 육아관을 정리해보시고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안 그러면 감당도 못할 내용에 딸려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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