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루, 세상을 바꾸다
애비 지음, 유기훈 그림, 고은광순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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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시민정치에 참여하는 사람은 좀 별난 사람 취급을 받는 세상이다.  정당활동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흐름에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세우려면 정치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벽이 너무 커서 그 벽을 보지 못하고 주어진 틀 안에서 수동적인 삶을 살게 될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의 벽은 더 좁고 더 견고하리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아이들이 정치라는 것이 자신의 인생에 닿아있다는 것을 차근차근 배워나가기 위한 걸음의 일환으로 이 책은 아이들에게 필독서로 권장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고, 솔직히 엄~~~청나게 흥미진진하지는 않다. 아, 물론 재미있다. 잠깐 부연 설명을 하자면, 요즘은 워낙 판타지 소설이나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오락들이 많은 세상이라 그런 것을 많이 접한 아이들에게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떨린다 정도의 재미는 아닐 거라는 거다. 하지만 가치의 측면에서 정말 좋은 책임을 보증해드리며 아이들에게 반드시 읽혀 주실 것을 권한다. 아이들이 정치 우화로서의 메시지를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주인공 펄루를 포함한 몬트머 족이 지도자가 바뀌면서 겪는 일 자체를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고 본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시는 어른 독자라면, 주인공의 독특성을 한번 눈여겨 보실 것을 권하고 싶다.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은 대체로 사연이 어찌되었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있고 그 임무를 수행하는 "여정"을 떠난다. 그리고 여정 속에서 온갖 모험을 겪으며 "영웅"으로 성장한다. 그런데 필자에겐 이 주인공 펄루가 좀 독특하게 보였다. 펄루는 참 부단히도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여정도 임무로부터 도망치려다가 시작된다고 말하는 쪽에 가깝다. 그리고 목숨을 건 선택의 순간에서도, 여타 판타지의 주인공들처럼 임무 수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평소 자신이 살아온 인생철학 또는 신념에 근거한 선택을 한다. 물론 펄로는 영웅이 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참 남다르다. 매우 매력적인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판타지 팬들은 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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