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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브 손뜨개
최현정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뜨개질 책은 대체로 불친절하다.
보통 뜨개질 책은 '자신이 만든 팩키지 홍보'나 뜨개방에 들고 가서 '여기 이 그림 같은 걸 뜨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걸 전제로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상당히 고수가 아니고서는 책에 나온 걸 혼자 해보겠다는 건 정말 뭘 잘 모르는 소리거나 꿈도 야무진 셈이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아이러브 손뜨개는 진짜 책을 보면서 Do It Yourself 할 수 있도록 고려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려있는 작품들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화려한 작품이란 것이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걸 좀 떠 본 사람들은 다 안다.) 나도 한번 시도해 볼까 하는 생각을 불러 일으키고 또 실생활에서도 정말 입고 다니고, 끼고 다니고, 쓰고 다닐 만 한 것들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점은 배우고 배워도 헷갈리는 기법들을 가능한 그림으로 상세히 풀어놓았다는 것이다. (맨날 맨날 뜨개질 하는 사람이 아니고 찬바람 불어오면 갑자기 의욕이 생기고 날 풀리면 손 놓고 마는 사람들은 배우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게 뜨개질의 어려움이 아니던가?)
무늬뜨기 어렵지 않게 하시는 고수님들에게는 쉬운 책이요, 진짜 겉뜨기 안뜨기 밖에 몰라요 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약간 두려울 수 있겠다. 어디서 강좌 한번 들어본 분들 (그러니까 목도리나 모자 정도는 뜰 줄 알아요.)에게 딱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