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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들어간 한국사 - 한층 깊은 시각으로 들여다본 우리의 역사
김상훈 지음 / 행복한작업실 / 2022년 12월
평점 :
말 그대로 한 걸음 더 들어간 한국사다. 대부분의 내용들이 그동안 우리가 한 번쯤을 들어 알고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다만 거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니 아주 재미난 사실들이 드러나는 그런 책이다.
예컨대 흥선 대원군 하면 쇄국정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천주교 박해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7천 명 이상의 천주교인들이 죽임을 당한 <병인박해>를 일으킨 장본인이 흥선 대원군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여흥부대부인’이나 되었던 그의 부인은 마리아라는 세례명으로 영세까지 한 천주교 신자였다. 여흥은 부인의 본관이었고, 부대부인은 왕의 어머니를 부르던 공식 호칭이었다.
임진왜란 하면 이순신 장군과 김시민 장군, 노량대첩이니 행주대첩 같은 것을 얼른 떠올린다. 그런데 한 걸음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엉뚱하게도 임진왜란 도중에 자신이 이끌던 군사와 함께 투항해 조선 장군이 된 일본 장수도 있다.
사야가다라는 일본 장수는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 부대의 선봉장으로 병사 3천 명을 이끌고 부산 동래에 상륙했는데, 상륙하자마자 경상도 병마절도사 박진을 찾아가 귀순을 했다고 한다. 이후에는 김충선이란 조선 장수가 되어 일본과 싸웠다. 그 공을 인정받아 정2품 자헌대부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런 사람이 김충선뿐 아니라 여여문, 김성인 등 여럿 있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금시초문이다.
물론 따지고 보면 역사의 현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헤프닝의 일종일 수 있다. 그렇지만 어쨌거나 흥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외에도 조선 시대에 UFO를 봤다는 목격담부터 조선 후기 단발령이 내려졌을 때 머리를 가장 먼저 자른 사람이 누굴까, 하는 것까지 궁금한 이야기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내용이 계속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글마다 독립적이라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고 관심 있는 부분부터 읽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우리 역사의 이면이 궁금하다면 읽어볼만한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