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말 (보드북)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정선 글, 안윤모 그림 / 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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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말은 반대말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표지 앞뒤는 거울처럼 대비시켜 부엉이와 책의 앞과 뒤를 보여준다. 크다 vs 작다, 두껍다 vs 얇다 등 여러 반대되는 말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말의 개념과 그림의 뜻을 함께 보도록 한다.    
 

제목처럼 무겁다 vs 가볍다 등 반대말을 보여주는 방식이 독특하다. 부엉이와 달밤 등 다양한 배경으로 ‘책’을 매개로 반대말을 보여준다. 반대말을 보여주는 방식이 독특하다보니 그림에 좀 더 집중하도록 만든다.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연결되어 재미를 배가한다. 열린 창문으로 달님을 보는 책상 위에 책 속의 책이 있다. 그림책 속 에 펼쳐진 책은 우리가 보고 있는 책의 장면들 중 하나다. 책상 위에는 깃털만 날릴 뿐 부엉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반대말로 떠나는 상상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한 장을 넘기면 부엉이들이 어디고 갔는지 볼 수 있다. 야행성인 부엉이들은 날이 밝자 그림책 앞 표지와 뒤 표지에 들어가 서로 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대말을 보여주는 상상력과 앞 뒤 책을 연결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또 한번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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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누이
욘 포세 글, 알요샤 블라우 그림 / 아이들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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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인 아이는 이른 아침, 물가 선착장의 아름다운 풍경에 빠진다. 엄마도 아빠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아이는 아름다운 아침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안타깝다. 아이는 강가에 누워서 자신을 작은 파도라고 느끼며 충만감을 느낀다. 그러나 아이의 엄마는 혼자 강가에 나가는 위험한 행동을 한 아이에게 화를 내며 큰소리로 야단을 친다.  부모님과 아이는 서로의 마음을 전혀 나누지 못한다. 물가에서 자연을 느끼고픈 아이는 여동생과 함께 강가로 나들이 가지만 이웃 사람들의 연락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여동생과 강가로 나선 일로 바깥 출입을 금지당한 아이는 울분을 참지 못해 창문을 깬다. 욕조에서 싫다고 하는데도 물장구 장난을 하는 여동생과 아이가 세 살때 있었던 엉뚱한 일화를 나누는 부모님과 손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는 완전히 혼자라는 고립감을 느낀다. 외로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는 아이는 여동생의 숨소리를 들으며 파도를 느낀다. 여동생의 숨소리가 ‘마치 바람에 풀줄기가 이러저리 흔들리는 소리 같다고 느낀다’.   

지은이는 노르웨이의 시와 소설, 에세이,동화 등을 쓰며 특히 희곡 작가로 유명하여 21세기의 사무엘 베케트라는 평을 받고 있다. 다섯 살인 아이는 강가에서 홀로 바람과 파도를 느끼며 그 고저넉함을 느끼고 싶어한다. 그러나 부모님을 비롯한 어른들은 ‘안전’을 이유로 아이에게 무언가 하지 말것을 명령한다. 아이 키보다 더 큰 풀줄기를 초록색 지붕이라 아이는 상상하고 땅에 누워 풀줄기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파도같다고 느낀다. 그러나 부모님들은 아이의 이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안전’을 이유로 강가에 혼자 가는 것을 금지한다. 어른들은 풀줄기가 초록색 지붕이라 생각지 못하고 잔디깎이로 풀들을 밀어버린다. 여동생과 강가로 나간 일이나 혼자 보트를 타면서 부모님과 아이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아이는 외로움에 지쳐간다. 아이의 여동생과 잠든 날 여동생의 숨소리에서 파도를 상상하며 혼자서 파도를 느낀다. 부모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2001년 노르웨이 최고의 어린이 문학상 
2007년 독일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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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의 서커스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7
찰스 키핑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사계절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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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과 웨인은 시내 한복판 빈터가 놀이터다.  그 빈터에 서커스 극단이 나타난다. 아이들은 서커스 단원과 동물을 구경하고 신나게 놀이기구를 탄다. 공연 전 심드렁하게 바라보던 소년들은 서커스가 시작되자 벌린 입을 다물줄 모른다. 공연 전에는 검거나 암갈색 톤으로 그려지던 서커스 단원들은 공연이 시작되자 환상의 무지개 빛 속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화려한 환상의 세계, 서커스 공연이 끝나고 검은 빛 우중충한 현실로 돌아온 소년들, 그러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스콧에게 빈터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이다. 또 어떤 일이 빈터에서 일어날까? 이야기는 계속 되는 법이다. 

   

수직의 과감한 화면 분할과 화려한 색채는 아이들에게 무언가 속삭이는 듯하다. 웨인과 스콧이 한번도 본 적 없는 화려한 서커스와 놀이기구에 마음을 빼앗기는 과정이 손에 잡힐 듯 묘사된다. 서커스 단원들을 무심히 보여주었다가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무지개빛 으로 피어난다. 서커스가 보여주는 세상 저 너머의 아름다움과 환상이 찰스 키핑의 인상적인 그림으로 표현된다. 무지개빛 서커스가 끝나고 회색 빛 현실로 돌아온다. 고개를 숙인 스콧과 웨인, 서커스는 끝났지만 무지개빛 서커스는 누군가의 마음에 빛을 남기기도 한다. ‘그림’책의 그림이 예술작품으로 충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  

찰스 키핑의 그림을 아이들은 어떻게 느낄까? 서걱거리는 낯선 느낌,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 키핑의 그림은 보는 이들에게 낯섬을 선사하지만 서커스가 가진 무지개빛 환상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어린이들에게 색다른 그림, 을 경험하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되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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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1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보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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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행자가 터벅터벅 걸어와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는 오지않고 라디오를 켜고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러자 버스 정류장은 흡사 마을 축제장처럼 변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밤이 되자 까만 밤하늘에 노란 별들이 반짝인다. 노란 태양으로 아침이 시작되고 흙먼지 풀썩이며 버스는 오지만 버스는 발디딜 틈도 없다. 여행자는 실의에 빠질까? 떠나는 버스 뒷꽁무니를 바라보는 여행자의 뒷모습이 허망해보이지만 금새 마음을 바꾼다. 노래가락을 흥얼거리며 여행자는 올때처럼 타박타박 걸어간다. 상황이 변했으니 마음을 바꾸어 걸어가기로 한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입에서 나오게 되는 노래가락 ‘룸룸파룸 룸파룸’. 여전히 하늘은 푸르고 길은 어디론가 이어져 있다.  

시원스레 이등분된 하늘과 땅,여행자가 타박타박 걸어온다. 등장인물은 몇 없지만 화면  중앙을 가로지르는 길이 어디로 이어지나 궁금증을 유발한다.‘하늘은 드넓고 바람은 살랑대’고 버스는 오지 않지만 라디오를 켜니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다. 원색의 화면, 알록달록한 이국의 정취,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다 밤 하늘 가득한 별들과 함께 자는 한댓잠. 바깥잠의 찌뿌둥함도 아침의 찬란한 태양에 사라진다. 원색과 단순한 선으로 그렸으나 그린 이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후렴구처럼 반복되는 노래가 무척 즐거운 느낌을 전한다. 여행 가자고 조르는 어린이,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어린이, 특히 심신이 지치고 고달픈 어른들에게 추천하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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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작은 새 웅진 세계그림책 126
유모토 카즈미 지음, 고향옥 옮김, 사카이 고마코 그림 / 웅진주니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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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의 단짝 친구인 작은새가 어느 날 세상을 떠난다. 곰은 죽은 친구를 예쁜 상자에 넣어 친구를 애도하지만 다른 이들은 곰에게 작은새를 빨리 잊으라고 말한다. 슬픔에잠긴 곰은 며칠 낮밤을 집에서 보내다 날이 무척 좋은 하루, 산책을 간다. 들판에서 들고양이를 만난 곰이 작은 상자를 보여주자 “넌 이 작은 새랑 무척 친했구나, 작은 새가 죽어서 몹시 외로웠지?“라며 곰의 슬픈 마음에 공감한다. 곰은 들고양이가 연주하는 바이올린을 들으며 작은 새와 지냈던 날들을 추억한다. 사랑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많은 일을 함께 했던 작은 새를 추억하며 볕이 잘 드는 곳에 작은 새를 묻어준다. 들고양이가 예쁜 돌을 주워 무덤을 장식하고 곰은 예쁜 꽃을 심어준다. 작은 새와 작별을 한 곰에게 들고양이는 여행을 제안한다. 들고양이가 건네주는 탬버린을 보며 들고양이의 친구는 누구였을까 궁금해하던 곰은 집을 떠난 적이 없어 잠시 망설이지만 이내 들고양이와 새로운 마을로 연주 여행을 떠난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나 이별을 겪는 이들에게 빨리 잊으라는 말을 건넨다.
곰과 작은 새는 어제 아침이나 내일 아침보다 ‘오늘 아침’이 좋다는 이야기를 나눈다. 그처럼 지금 죽음과 이별을 맞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 그들의 심정과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다. 곰은 산책길에서 만난 들고양이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며 단짝 친구와의 지난 추억을 돌이키고 슬픈 마음을 달랜다. 애도의 시간 이후 작은 새를 묻어주며 작별을 나눈 곰은 들고양이를 따라 새로운 마을로 연주 여행을 떠난다. 한번도 집을 떠난 적이 없던 곰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곰은 새로운 세상으로의 떠남을 선택한다.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으로 외롭고 슬픈 날들을 보내던 곰은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며 또 다른 ‘성장’을 예고한다. 판화 기법같은 흑백 화면이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섬세하게 표현된다. 또한 외롭고 슬픈 곰의 감정을 공감하는 친구가 나타나자 흑백화면은 조금씩 분홍빛으로 물들며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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