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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작은 새 ㅣ 웅진 세계그림책 126
유모토 카즈미 지음, 고향옥 옮김, 사카이 고마코 그림 / 웅진주니어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곰의 단짝 친구인 작은새가 어느 날 세상을 떠난다. 곰은 죽은 친구를 예쁜 상자에 넣어 친구를 애도하지만 다른 이들은 곰에게 작은새를 빨리 잊으라고 말한다. 슬픔에잠긴 곰은 며칠 낮밤을 집에서 보내다 날이 무척 좋은 하루, 산책을 간다. 들판에서 들고양이를 만난 곰이 작은 상자를 보여주자 “넌 이 작은 새랑 무척 친했구나, 작은 새가 죽어서 몹시 외로웠지?“라며 곰의 슬픈 마음에 공감한다. 곰은 들고양이가 연주하는 바이올린을 들으며 작은 새와 지냈던 날들을 추억한다. 사랑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많은 일을 함께 했던 작은 새를 추억하며 볕이 잘 드는 곳에 작은 새를 묻어준다. 들고양이가 예쁜 돌을 주워 무덤을 장식하고 곰은 예쁜 꽃을 심어준다. 작은 새와 작별을 한 곰에게 들고양이는 여행을 제안한다. 들고양이가 건네주는 탬버린을 보며 들고양이의 친구는 누구였을까 궁금해하던 곰은 집을 떠난 적이 없어 잠시 망설이지만 이내 들고양이와 새로운 마을로 연주 여행을 떠난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나 이별을 겪는 이들에게 빨리 잊으라는 말을 건넨다.
곰과 작은 새는 어제 아침이나 내일 아침보다 ‘오늘 아침’이 좋다는 이야기를 나눈다. 그처럼 지금 죽음과 이별을 맞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 그들의 심정과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다. 곰은 산책길에서 만난 들고양이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며 단짝 친구와의 지난 추억을 돌이키고 슬픈 마음을 달랜다. 애도의 시간 이후 작은 새를 묻어주며 작별을 나눈 곰은 들고양이를 따라 새로운 마을로 연주 여행을 떠난다. 한번도 집을 떠난 적이 없던 곰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곰은 새로운 세상으로의 떠남을 선택한다.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으로 외롭고 슬픈 날들을 보내던 곰은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며 또 다른 ‘성장’을 예고한다. 판화 기법같은 흑백 화면이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섬세하게 표현된다. 또한 외롭고 슬픈 곰의 감정을 공감하는 친구가 나타나자 흑백화면은 조금씩 분홍빛으로 물들며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