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공주 두껍아 두껍아 옛날 옛적에 18
정하섭 엮음, 이지선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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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대왕의 일곱 째 딸로 태어나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버림받은 바리. 그런 바리를 비리공덕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정성껏 키운다. 큰 병이 든 오구대왕과 길대부인을 위해 여섯 공주는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버림받은 바리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부모를 살리고 갈 곳 몰라 헤매는 영혼을 저승에 데려다주는 일을 하는 무조신이 된다.


「바리공주」이야기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바리가 큰마음을 가진 어른이 되어 죽은 자의 영혼의 길을 밝히는 무조신이 되는 옛이야기다. 「바리공주」이야기는 여러 책이 나와 있지만 이지선이 그리고 정하섭이 엮은「바리공주」는 민화풍의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야기 전개에 따라 밝은 색채와 괴기스런 지옥까지 보여주지만 단순히 무섭거나 섬뜩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눈은 등잔불 같고 얼굴은 쟁반 같은 무장승을 만나는 장면은 화려한 꽃들로 환상적인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죽음과 고난, 지옥, 죄 등 삶의 커다란 문제를 다루지만 화려한 색감으로 인해「바리공주」는 삶의 생기를 느끼게 한다.  


굿을 시작하기 전에 무당들이 신들의 내력을 풀이하는 노래를 ‘서사무가’라 하는데 바리공주 이야기는 「오구굿」에서 불리는 노래로 무속인의 조상격인 ‘무조신’에 대한 전설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무조신 바리공주 이야기는 지역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다. 무장승과 결혼해 무조신이 되는 이야기와 동수자와 결혼해 별이 되는 두 가지 갈래로 크게 나뉘어 전해진다. 이 책은 무조신이 되는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그렸고 <한겨레아이들>과 <대교출판>의 「바리공주」는 북두칠성이 되는 이야기이다. 


부모에게 버림받았으나 그들에게 고난이 닥치자 외면하지 않고 갖은 고생 끝에 부모를 구하고 길 잃은 영혼을 이끄는 큰 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바리 이야기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만한 이야기다.

아이들과 바리공주의 모험과 현실의 삶의 장애를 비교해보거나 초등고학년들과는 우리의 정신세계의 일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무속 신앙이 우리 삶과 어떤 연관을 맺으며 살아오고 있는지 이야기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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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향 내 친구는 그림책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고향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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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고 ‘와! 모기향을 소재로 어떤 그림책을 만들까?’ 궁금증이 일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자 모기향이 대세를 이루고 갈색, 보라색 모기향이 시중에 나오지만 모기향하면 녹색이다. 「염소 시즈카」「뛰어라 메뚜기」「채소밭 잔치」「엄청나고 신기하게 생긴 풀숲」등을 지은 다시마 세이조는 굵은 선과 섬세함, 단순함과 장난기로 가득한 작품을 선보였다. 자연물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여 생생하게 담아내는 그림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한번 보고 덮는 것이 아니라 내일 책을 열면 어제 보지 못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그림책을 지어왔다. 이러한 다시마 세이조가 모기향으로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자, 표지 모기향에서 연기가 ‘포올 폴’ 나자 ‘모기가 툭’ 떨어진다. 글자, 빨래, 원숭이들도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달님까지 떨어질 지경이다. ‘달님이 눈물을 툭’ 흘리자 모기향은 꺼지고 달님은 평화로이 잠든다.


모기향 연기가 모기부터 귀신, 달님까지 떨어뜨리는 점층 구조가 재미있다. 아이와 함께 본다면 궁금해 할 것이다. ‘정말 모기향이 이렇게 힘이 세요?’ 아이와 함께 모기향이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녹색 모기향에 대해 찾아보면 ‘모기향에 함유된 1%이하의 농약성분이나 발암 물질보다 99%이상의 기타 첨가물이 타면서 생기는 물질이 더 문제다‘라며 ’연한 갈색이나 보라색 모기향이 상대적으로 더 좋다‘고 말한다. 여름밤을 따끔하게 만드는 모기는 밉지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앞표지 모기향 연기 그림이 뒤표지로 연결되어 글자가 투두둑 떨어진다. 모기향 연기로 떨어지는 여러 물건을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아이와 좀 더 속 깊은 이야기가 가능한 단계라면 그저 숙면을 위한 모기향이 어떻게 우리 생활에서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는지, 건강한 생활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할 수 있겠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모기향으로 건강한 생활환경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고 이야기해 볼 수 있도록 만든 그림책이다. 표지의 모기향 글자는 다시마 세이조 본인이 직접 했다고 한다. 외국 저자가 우리말로 표지 제목을 그린 예는 수지 모건스턴이 쓰고 첸 지앙 홍이 그린 “내 꿈은 기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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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작가 이야기 보림 창작 그림책
이광익 외 글.그림 / 보림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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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다. 평범한 손들이 만드는 무지개 - 이혜란<무지개>


옛부터 우리 선조들은 고된 일을 하며 노래를 부르고 손발이 부르트도록 일하고서도 밤이면 이야기꽃을 피웠다. 신분제 사회에서 숨죽여 살아도 질펀한 놀이로 세상 너머 세상을 만들고 가진 자들이 현실에 집착할 때 이야기와 놀이로 다른 차원의 세상을 꿈꾸었다.

21세기에도 팍팍한 현실을 녹이는 놀이는 여전하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섯 작가들이 “꿈”을 주제로 연작 이야기를 펼쳤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다섯 작가의 삶의 모습이 담긴 다섯 편의 짧은 이야기’라는 부제가 무게감을 드러내지만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생기가 넘친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6,7세부터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어린이들에게 들려줄 만 하다.

특히 이혜란의 ‘무지개’는 살기 위해 고단한 현실과 싸우는 어른들을 위로한다. ‘무지개’에 등장하는 손은 살기 위해 노동하는 이들의 것이다. 몸뚱이로, 자신의 손으로 일구며 살아가는 이들. 한 사람의 손은 무지개를 잡을 수 없지만 ‘바이올린을 켜고 머리칼을 자르고 향 좋은 커피를 내리고 운전하고 청소를 하는’ 모든 손이 함께 들어 올리는 등불로 무지개를 만든다.

작가들은 엄혹한 타워 크레인의 현실을 무지개 빛 등불로 물들이며, 꿈을 열고 고민하고 실현될 꿈을 기다린다. 회색빛 현실을 고운 색으로 칠하는 이들에게 삶의 고통은 아프지만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별을 꿈꾸는 일곱 동그라미처럼 ‘통통통’ 튀는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빨간 꿈 풍선을 묶은 실이 복잡하게 꼬여 있어도 엉킨 실타래를 가지고 놀 수 있다. 속지의 엉킨 실타래는 뒤표지에서 새싹을 틔운다. 새싹이 자라는 곳으로 실타래는 척박하지만 당당하고 꿋꿋하게 자랄 것이라 말하는 듯 하다. 다섯 편의 이야기가 한 자락씩 펼쳐질 때마다 꿈은 점점 커지고 넓어진다. 꿈길을 찾던 네모 색종이는 색동 나비가 되고 별을 꿈꾸던 일곱 동그라미들은 무지개 빛 등불이 된다. 거대한 타워 크레인은 사람과 자연의 변화를 묵묵히 지켜보는 한 그루 나무가 되고 하나에서 우리로, 그리고 자연으로 돌고 도는 삶의 이야기가 다섯 편 속에 녹아 있다.

아이들과 함께 다섯 이야기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속지의 실타래의 모양을 활용하여 자신의 꿈을 그리는 활동을 해보아도 좋겠다. 안은영의 ‘꿈을 품고 날다’, 이민희의 ‘동그라미의 꿈’은 6,7세 어린이들에게도 재밌게 들려줄 수 있다. 조금 더 큰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그림 책 속 이야기와 비슷한 현실 속 사건을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초등학생들과는 다섯 이야기 전체를 보며 마음 알기, 꿈꾸기를 어떻게 시작하고 견디고 기다릴 것인지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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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이 오던 날 네버랜드 자연 그림책 5
한병호 그림, 김용안 글, 한성용 감수 / 시공주니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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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고로 어미를 잃은 새끼 수달 한 마리가 5월10일부터 3월13일까지 한국수달연구센터에서 자란다. 엄마가 아기를 품는 열 달처럼 한국수달연구센터는 그 수달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보살핀다. 「수달이 오던 날」은 한국수달연구센터가 대신 쓴 수달, 초롱이의 육아일기다.

지식 정보책으로서 이 책의 장점은 어떤 읽기 방향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달을 보호하자고, 동물 통행로가 사라져 그들이 죽음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목청 높여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살고 있는 현실을 보여줄 뿐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한병호의 그림은 담담한 색채, 정갈한 선, 시원한 여백으로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표지 가득 담긴 아기 같은 초롱이의 눈망울이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책장을 넘기면 초롱이가 센터에 오기까지 이야기를 두 장의 그림으로 보여준다. 두 발로 서서 어딘가를 바라보던 어미와 새끼의 상황은 다음 장면에서 급변한다. 어미는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고 엄마 잃은 아이처럼 홀로 남겨진 새끼 수달의 세계는 갈색이 지배한다. 사람들의 보살핌 속에 초롱이가 커가며 새끼 수달의 삶에 초록의 색채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지식정보책의 역할이 질 좋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면 이 책은 우선 그 몫을 충분히 다 하고 있다. 아이들이 초롱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과 자연이 반목하지 않고 어울려 살아가는 방안을 생각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다.

우리나라 수달의 생태와 현황, 문제를 감성과 지식 양면에서 전달한다. 한병호 작가가 초롱이를 인간과 다름없는 성장하는 존재로 그려내었다면, 김용안의 글은 수달을 보살피는 인간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어미에게 배우지 못해도 본능적으로 훌륭한 사냥꾼이 된 초롱이는 야생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우리 서식지에서 최선을 다해 살 듯 초롱이도 그러할 것이다.

권말 부록으로 우리나라 수달 생태와 한국수달연구센터에 대한 설명이 있다.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환경 도서로, 수달에 대한 지식정보 그림책으로 이해가 쉬워 수업에 활용하기 좋다. 수달과 함께 살기 위한 환경 만들기 등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유아6,7세부터 초등 전 학년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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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속 우리 동물 - 심홍 선생님 따라 동물화 여행
이소영 / 낮은산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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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양이,쥐 등 우리와 친근한 동물부터 상상의 동물이나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 등 우리 옛그림이나 문화재에서 표현하고 있는 열 두 띠, 동물을 보여준다. 십이지신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상상속 동물 그림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십장생 등 특별한 의미를 지닌 동물 그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 옛그림에 등장하는 열두 동물 등에 대한 쉽고 자세한 설명과 그림이 곁들여져 있다. 권말에는 직접 그리고 찾고 상상해보기 코너가 있어 자신의 띠로 십이지신 그리기, 바위그림의 숨은 동물 찾기 등 다양한 체험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우리 옛그림과 문화재를 보며 열 두 동물을 찾아보는 재미와 우리 선조들이 열 두 동물을 어떻게 생각하고 곁에 두었는지, 당시 삶은 어떤지 알 수 있는 책이다. 열 두 동물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전개하므로 우리 옛 그림과 문화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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