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 - 그녀의 알려지지 않은 소설과 산문
젤다 세이어 피츠제럴드 지음, 이재경 옮김 / 에이치비프레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젤다. 지워진 피츠제럴드.
피츠제럴드라는 성을 볼 때마다 엘라 피츠제럴드의 노래를 듣고 싶어진다. 내게 피츠제럴드는 스콧보다 젤다보다 엘라가 먼저였으니까. 하지만 노래는 제쳐두고 젤다를 만났다.
젤다 피츠제럴드에 대한 평가는 계속 달라지고 있다. 헤밍웨이는 젤다를 피츠제럴드를 망친 여성 정도로 여겼고 그 태도가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사치와 방종. 뭐, 젤다야 원래 잘난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지만 스콧은 허영 때문이 아닌가. 아무래도 억울한 젤다겠지만 그것은 일단 두자.
_
확실히 젤다와 스콧의 글은 닮았다. 좀 더 독특한 비유를 쓰는 쪽이 젤다, 좀 더 몽롱하고 화려한 쪽이 스콧. 에세이를 통해 드러난 젤다는 훨씬 선명하고 단호하다. 애초부터 스콧의 이름으로 발표된(혹은 공동저자로-) 젤다의 글이 꽤 된다고 한다. 스콧의 글은 피츠제럴드 부부의 글이라고 봐도 무방한가? 심지어 같은 소재로 두 사람이 글을 썼고 스콧의 글만 남았다. 두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빙글뱅글 어지러워진다. 자꾸 괴로워서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누가 누구를 망쳤는지 누가 누구를 더 힘들게 했는지 누가 더 뛰어난지 누가 억울한지에 대해 그만 생각하고 그저 ‘젤다’ 자체를 느낄 수 있는 때가 오길 바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