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리바의 집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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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이었던 <즈우노메 인형>과는 다른 공포였다. 즈노우메 인형은 읽는 내내 고개를 돌리면 왠지 인형이 나를 쳐다보고 있을 것 같은 섬뜩한 기분을 느꼈었는데, 이번 책인 <시시리바의 집>은 읽는 동안 마치 모래 함정에 점점 빠져들어가서 다시는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공포를 경험했다. 아찔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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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집안 곳곳 모래가 쌓여있는 기묘한 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책의 주요한 화자는 요시자키 가호와 이가라시 데쓰야라는 인물인데, 요시자키 가호는 오랜만에 우연히 어린시절 친구였던 도시를 만나면서 이 집을 찾게 되는 인물이고, 이가라시 데쓰야는 어린 시절 이 집에 들어갔다온 후로 쭉 문제를 겪고 있는 인물이다. 전작인 <즈노우메 인형>에 해결사롤 등장했던 미하루(맞나???)의 언니인 히가 고토코가 여기서는 해결사 역할을 맡아 이 집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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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무서웠던건 사실이지만 전작보다는 덜 쫄리기도 하고, 미스터리의 풀이도 약간 시원찮은(??!!) 느낌이라 약간 실망이다. 더군다나 히가 자매들 중에서 가장 영능력(?!)이 좋다고 하는 고토코가 등장하는 작품인데 임팩트가 약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애초에 문제를 일으키는 그것(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생명체라고 하기에도 뭣하고, 그렇다고 물건은 아닌 것이 애매함)이 생각보다 약해서 그랬던 것 같다.(개인적으로는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가오나시가 계속 생각났음. 그정도로 귀여운 캐릭터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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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밤에 잠도 못잘 정도로 더 지리는(?!) 작품으로 돌아와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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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실망한거 치고 뒷얘기가 궁금해서 엄청 빨리 읽긴 했다. 내가 이렇게 빨리 읽을 수 있는 사람인 줄 처음 알았네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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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수집가 활동을 통해 출판사 아르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

같은 해 여름, 나는 깨달았다. 자자자 사실이다. 자자자 머리가 이상해진 것도 사실이었다. 자자자자자 지금읜 내가 자자자자자자자 증거다.
나는 그 이상한 집에 들어 자자자아아아아아아아 간 후로 이상해졌다. 그 집에 들어갔다가 나온 이후 자자자자자자 준도 이상해지고 자자자자 이사오 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 히가도 이상해 자자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 머릿속에서 자자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P20

부엌으로 돌아가는 그녀의 발에 눈길을 향한 순간, 마룻바닥에서 시선이 멈췄다.
발자국이 몇 개나 있었다. 발자국이 없는 곳에는 갈색의 미세한 입자가 보였다. 바닥을 둘러보자 여기저기에서 기묘한 흔적이 보여 흠칫 놀랐다. 발이 스친 듯한 자국도, 바닥과 벽의 경계선에 갈색 입자가 쌓여 있는 것도.
모래였다.
새집의 새 마룻바닥에 희미하게 모래가 쌓여 있었다. - P38

아그작. 모래 씹는 소리가 입 안에 울려 퍼졌다. 순간, 오한이 온몸을 뛰어다녔다. 온몸에 달라붙은 모래 감촉을 견딜 수 없었다. 목, 턱 밑, 귀 뒤, 팔, 팔꿈치, 오금, 허벅지.......
숨이 막히고 어지러웠다. 모래 냄새가 코를 덮쳤다. 모래가 콧속을 지나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수십, 수백 개의 모래 알갱이가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나는 앞이 캄캄해지는 공포에 휩싸이며 확신했다.
이제 내 차례다. 나도 드디어 이상해질 것이다. 나보다 먼저 이상해진 친구들처럼.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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