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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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크게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50대 중반의 저자가 지금의 직업을 접고 원래의 직장으로 복귀하면서 살아온 삶에 대한 성찰과 다가올 삶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희망을 보여준 글입니다. 생애주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나 저자의 나이에 딱 맞는 시점에 나온 작품이라 누구에게도 일독을 권합니다. 자신도 한 인터뷰에서 이 책에 대해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50대들이 많이 읽어줬으면 좋겠다. 20,30대들이 자기 부모한테 선물하면 괜찮은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유시민 씨의 글이 좋은 점은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글이 자연스럽고 어렵지 않다는 점. 초등학생 수준의 독해력만으로도 읽을 수 있게 쓴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재주입니다. 학자들이 비국어적인 표현이라고 많이 지적하는 어법도 그 문맥에서는 그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겨지는 곳이 좀 있습니다. 또 그가 접하고 있는 다양한 인문학적 정보와 그에 대한 견해와 어플리케이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 먹고살기에 바쁜 시민들에게 이건 지식영양제나 마찬가지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저자를 만나 함께 당구를 하거나 소주를 한 잔 하는 것도 즐거움이겠지만 긴 호흡으로 쓴 그의 책을 읽는 것이 유시민과의 더 깊이 있는 스킨십이고 애정과 존경을 표현하는 진정한 즐거움입니다.

 

마지막으로 그의 공적인 삶과 글이라는 보고서의 일치. 주관적인 믿음입니다. 주위의 적지 않은 분들이 그가 정치인으로 보여주었던 여러 행위에 대해서 부정적인 판단을 내리고 심지어 극심한 안티가 되기도 합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저희 옆에 계셨을 때도 있었던 경향입니다. 여러 가지 관점과 수준의 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유시민 씨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일관되게 보여주었고 바랐던 것들의 결과에 대한 현재적 평가와 그의 진정성과 현실적 능력을 혼동했을 때 그는 촉새도 되고 변절자도 됩니다. 다 세상을 보고 읽는 관전자 각자의 능력 나름입니다.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의 뒷커버에 나온 상업적 멘트였습니다.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멘붕 사회에 해독제로 쓰일 책!’이라뇨. 완전정복 참고서 시리즈 중 하나를 연상케합니다. 독자들을 오도하게 만들 수 있는 카피 아닌가 합니다. 이 책은 삶에 대한 정답이 있는 게 아닙니다. 저자가 인생의 변곡점에 다다른 시점에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드러내면서 독자들에게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묻는 장문의 편지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다양한 버전으로 수없이 통독해도 힐링은 없습니다. 저자는 ‘일상의 모든 순간마다 나름의 의미와 기쁨을 느끼며 살고 후회 없이 죽는 것이 저의 희망입니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래서 이 책, ‘어떻게 살 것인가’의 키워드는 자유의지입니다. 지금 온갖 허접 쓰.레.기들에 둘러싸여 난감해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는 유용하고 고마운 삶의 지침서일 뿐입니다. 저는 그렇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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