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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 ㅣ 대우고전총서 1
앙리 베르그손 지음, 최화 옮김 / 아카넷 / 2001년 8월
평점 :
'물질과 기억' '종교의 기원에 관한 두편의 에세이' 와 같이 낡은 번역서들 틈에 낀 깨끗한 하드 보일드지의 이 책은 작은 크기의 책에 걸맞게 어디에 가지고 가도 읽기 편하게 잘 번역되어 있다.
베르크손의 문체가 유려하고 섬세한 것을 살리듯 한글로 읽으면서 전혀 번역서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이며 주석은 너무나 배려심이 깊어 처음엔 '그정도만 하시지요!' 라고 외칠 정도이다. 물론 이러한 주석은 베르크손의 생각을 읽어 나가면서 동반자의 역할을 해주며 기억에 제대로 각인을 시켜주고 서로 대화할 상대자 역할을 해준다.
이 책은 세 챕터로 나눠져 있는데 역자가 해제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 책의 구성은 2장에서 '지속'의 개념을 설명하고 3장에서 '지속'의 개념에 기반한 '자유'를 전개 해나간다. 그리고 1장은 이제껏 잘못 인식되어 왔던 '시간과 공간'의 개념에 대한 잘못의 지적과 그 이유들의 분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2장을 먼저 읽고 3장을 읽던지 1장을 읽던지 하면 보다 쉽게 이해될 것 같다. 2장은 베르크손 자신이 말했듯이 그의 논문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베르크손이 자신의 철학을 시작하는 첫 책으로서 그를 이해하는 첫 걸음의 디딤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