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의 포도밭 - 읽기에 관한 대담하고 근원적인 통찰
이반 일리치 지음, 정영목 옮김 / 현암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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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의 포도밭- 읽기에 관한 대담하고 근원적인 통찰》
- 원래 제목: 《In the Vineyard of the Text: A Commentary to Hugh‘s Didascalicon》(1993)
이반 도미니크[요한 도미니코] 일리치(Ivan Dominic Illich, 1926~2002) 지음/정영목(1960~) 옮김, 125×200×23mm 336쪽 371g, 현암사 펴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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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빅토르의 후고(Hugonis de Sancto Victore, 1097경~1141)가 쓴 <디다스칼리콘>(Didascalicon, 1128경) 해설서.
12세기부터 서양의 책 문화와 책 중심 읽기의 변천 과정을 지은이 특유의 설명으로 풀어냈다.
소리내어 온 몸으로 읽던 수사식 읽기- 거룩한 독서(렉티오[렉시오] 디비나/사크라, lectio divina/sacra)가 경건한 분위기에서 성서를 읽어 삶을 묵상하며 인성을 형성하는 읽기 방법이었다가, 영적 읽기(렉티오 스피리퇄리스, lectio spiritualis)로 겨우 명맥을 유지한다. 12세기 이후 현대까지 이어온 소리내지 않고 눈으로 읽는 학자식 읽기(렉티오 스콜라스티카, lectio scholastica)는 그동안 소홀했던 비판적 사고와 논리를 길러 주었다. 그렇다면 이 다음에는 어떤 읽기가 자리잡을까? 아마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디지털 매체화와 보급 방식 등 책의 물리적인 변화에 따라 맞추는 온 몸으로 보면서 읽기가 다시 될 것이다.

주석과 참고문헌 부분이 거의 반을 차지하는 편집에서 충실한 번역자의 자세를 보았다. 다만 주석은 각주로 엮었다면 더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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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에티▪︎
172쪽 밑에서 3줄 ˝대상大商을 이끌고˝는 ˝대상隊商을 이끌고˝의 오식이겠다.

▪︎책 한 권 읽고나서, 두 문단 고르기▪︎
˝
《디다스칼리콘》의 행들은 여전히 입으로 말하도록 기록되어 있다. 알파벳 기호의 고유한 소리는 여전히 라틴어다. 그리스어나 히브리어 조각들은 라틴어의 흐름에 실려 갔으며, 1060년에서 1110년 사이에 태어난 수십 명의 탁월한 사람들은 그 흐름을 뛰어나게 장악했다.
100년 뒤 성 프란체스코는 이탈리아어로 첫 시를 썼다. [•••] 라틴어로 표현하지 않으면 구술할 수도 없고 글을 쓸 수도 없고 마음의 가장 깊은 움직임을 정리할 수도 없었던 플랑드르인 후고와는 달리, [•••] 이 움브리아 상인의 아들은 해와 달을 찬양하는 마음을 토착어 사랑 노래로 쓸 수 있었는데, 이 노래는 프로방스의 지형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었다. 물론 그는 로마자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 단어 한 단어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었다. 지혜를 향한 후고의 순례가 라틴어 행들의 사다리를 올라간 반면, 아시시Assisi의 프란체스코는 이탈리아의 거리 모퉁이에서 자신의 벌거벗은 자아를 드러냈다.
-112~113쪽- <넷_라틴어 ‘랙티오‘ ㅡ라틴어의 문자 독점> 중에서

양피지 표면의 텍스트를 밝히는 것은 여전히 읽는 사람의 눈의 루멘이다. 100년 뒤 [•••]후고에 대해 이야기할 때 텍스트는 이미 페이지 위로 둥둥 뜨기 시작했다. 텍스트는 사본을 원본과 구분하는 공간을 통하여 의미 있는 기호들을 실어 나르는 일종의 배가 [•••] 책은 또 은유적으로 텍스트를 위한 항구 역할을 하며, 텍스트는 여기에 의미를 내려놓고 보물을 드러낸다. 수도원이 신성한 책의 문화를 위한 세계였듯이, 이제 대학이 새로운 책 텍스트를 위한 제도적 틀이자 상징적 교사로서 등장하게 되었다.
약 20세대 동안 우리는 책의 후원으로 양분을 얻어왔다.  [•••]수도원 경험 덕분에 렉티오 디비나가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 초기 기독교 대가에게 손을 맡기고 페이지를 순례하고자 하는 나의 시도는 렉티오 스피리퇄리스에 참여했다 해도 대부분 기도대가 아니라 책상에서 이루어지는 렉티오 스콜라스티카lectio scholastica 만큼이나 텍스트적인 것이었다[•••]. 책 중심 텍스트는 내 고향이며, 책 읽는 사람들의 공동체는 나의 ‘우리‘ 안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고향은 전구 몇 개가 [•••]구식이 되어버렸다. 컴퓨터에는 [•••]. 새로운 종류의 [•••] 아무런 닻이 없는, [•••] 원본이라고 주장할 수도 없는 프린터 출력물[•••] 그 디지털 사슬은 스크린에서 [•••] 나타났다 사라지는 유령들이다. 의미의 항구를 찾아 책에 다가가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든다. 물론 일부에게는 책이 여전히 경이와 기쁨, 당혹과 쓰디쓴 후회를 주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 안타깝게도-그 정당성은 정보를 가리키는 은유에 있을 뿐이다.
-180~181쪽- <일곱_책에서 텍스트로ㅡ대상으로서의 텍스트의 역사를 향하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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