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 - 최영미 시집
최영미 지음 / 이미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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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철도-최영미 시집》,
최 영미 지음, 이미출판사 펴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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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어렸을 때 지나치며 본 마르코 폴로 영화에서 저물어가는 유약한 송나라 황제가 마르코에게 한 대사가 가물가물 떠오른다. ‘짐은 시인이니라.‘
사람은 모두 시인이겠고 인생은 모두 시집이겠지. 닫혀 있는 방 안 잠겨 있는 서랍 속의 시가 얼마나 많을까? 열어 꺼낼 수 있는 이가 시인이겠다.
요조는 발문에서 ‘심심해서 시를 썼다는 시인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짐작해본다.‘며 심심함으로써 받아낸 시인의 삶을 짐작하게 해 준다(97~99쪽, <발문> 가운데).
심심이라는 기어들어가다시피 밋밋하고 평범한 말 조차도 힘차게 내차 지면에 배열하는 것이 시인의 힘이 아닐까! 그 이면에는 어떤 고통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냄비를 두 개 쯤 태워 버리면 시집이 완성된다‘니 그 냄비가 바짝 탄 가슴이겠다(89쪽, <죄와 벌> 가운데 ).
돌아서서 새카맣게 다 타 버려 닦아야 할 지 버려야 할 지 모를 냄비를 우두커니 바라보면서 나의 나이듦을 직시하게 해 준다. 고궁을 나오면서 무한히 되뇌이던 김 수영이 이제는 ‘아주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불평쟁이가 되었다‘(37쪽, <육십 세> 가운데).
그러나 섣불리 끈을 놓지 말아야 할 일.
‘쓰지 못한다•••핵심을 건드리지 못하는 시가 대체 뭐란 말인가‘(85쪽, <불면의 이유> 가운데) 활짝 열어 젖히고 날려 보낼 날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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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진실>

사람들에게 진실을 들으려면
어린애처럼 바보처럼 보여라
무릇 인간은 술 취했을 때,
그리고 어린애 앞에서
솔직해지거든
-27쪽-

<자본주의에서의 평등>

우리는 모두 다른 존재로 세상에 태어났으나, 사회가 우리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느끼고 욕망하는 기계로 길들였다.

내가 아니라
우리를 받아들이고
우리들에 익숙해지며
생활인이 되고
나는 늙었다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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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나서, 두 문단 고르기.
一本の本読んでから、二つの段落を選択する。
Leggi un libro e scegli due paragrafi.
Leer un libro y elegir dos párrafos.
Read one book and choose two paragrap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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