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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와 은하수 ㅣ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 동화
박영주 지음 / 아띠봄 / 2020년 5월
평점 :
책을 받아보면 두툼하고 묵직한 것이 마치 책이 두 권 들어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림책 답게 적당한 글밥과 다채로운 그림들이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우주 한가운데서 고래가 은하수를 뿜고 있는 표지 그림만 보아도 소장하고 싶은 기분이 드는 예쁜 책입니다. 6세 아이는 표지를 보며 제일 먼저 지구를 찾고 토성도 찾았다며 신나합니다.
또 한가지, 제주 자연에서 구한 재료로 작가님이 직접 만드셨다는 책갈피가 너무 예쁜거예요. 코로나로 아이들과 집콕하느라 답답할 부모들을 위해 준비하셨다고. 책갈피의 나무, 솔방울, 들꽃을 보며 잠시나마 미소지었으면 좋겠다는 박영주 작가님의 예쁜 마음이 무한 감동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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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 그림이 정말 좋아요. 은은한 색감에 반짝반짝한 별들이 모여 이룬 은하수..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힐링되는 기분이 들어요. 잠시 힐링을 하고 다시 책을 봅니다.
"흰고래가 은하수를 뿜는 모습을 본 적 있니?"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책입니다. 흰고래..벨루가라고 불리우는 멸종위기종이죠.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있다고 하는데 저도 아이들도 아직 본 적이 없어요. 아이들은 연신 흰고래 예쁘다며 보러 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별도의 목차는 없지만 크게 3부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1. 바다 한가운데서 / 2. 우주 한가운데서 / 3. 행복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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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가운데서』
뿌우뿜 뿌우뿜~
북극 바다 한가운데 외로이 놀고 있는 흰고래 한마리가 있습니다. 하루종일 쏴아아아 바다위로 쏴아아아 높이 솟구쳤다가 푸웅덩 바닷속으로 들어가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다가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친구를 애타게 기다려요.
"흐아으음~ 흐아으음~" 어떤날은 솟구쳤다 바닷속으로 들어가려다 빙하에 머리를 부딪혀 서럽게 울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친구를 찾아 행복해 지길 바라고 있답니다. 롯데월드에도 흰고래가 한마리가 있다고 하는데 같은 마음 일 것 같아요.
여느날과 같이 친구를 부르는 노래를 하며 바다위를 솟구쳐 오르다가 높이 높이 날게 된 자신을 발견합니다. 하늘위로 날아 날아 가면서도 "흐아으음~" 친구를 찾고 있는 흰고래. 우주로 올라간 흰고래는 지구별에 안녕을 고합니다. 마치.. 나혼자 살고 있는 지구별을 떠나 우주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찾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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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한가운데서』
우주에서도 "흐아으음" 노래를 부르며 이리 저리 친구를 찾아 헤매이던 흰고래의 배에 갑자기 까만 점이 하나 생깁니다. 노래를 부르면 부를 수록 점이 많아져요. 마침내 까만 점들이 흰 고래의 배를 가득 채우게되고 힘껏 날아오르는 순간 점이 선이 되어 온 우주로 퍼져 나갑니다.
저는..순간 이 그림이 너무 징그럽다고 느껴졌는데 순수한 아이의 시선에는 너무나 신비한 장면이었어요. 또한 이야기의 전개상 너무나 중요한 장면이었어요. 흰고래와 우주의 다른 외로운 고래들을 연결해주는순 아주 중요한 매개체였거든요. 외로운 고래들끼리 만나 우리가 된 고래들은 행복에 겨워 놀고 축제를 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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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비밀』
마냥 행복할줄 알았던 고래들에게 시련이 찾아옵니다. 신나게 놀다보니 흰고래는 피곤해서 쉬고 싶은데 다른 친구들은 더 놀고 싶어 해요. 혼자 쉬려고 해보았지만 주변의 소음과 방해로 쉴수가 없게 되죠. 결국 흰고래는 선과 함께 그 공간을 떠나게 됩니다.
흰고래는 친구들이 생기면 마냥 행복할줄 알았지만 아니란 것을 알게 되죠. 선이 흰고래에게 차분하게 말해 줍니다. 이 페이지에서 선이 흰고래에게 하는 말들은 모두 엄마인 저에게도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해서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다고.
그 모든 순간이 더해져서 비로소 행복이 되는 거라고.
싫은것을 견딜 수 없다면 좋은 것도 포기해야 한다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던 흰고래는 친구들의 입장도 생각해보게 되고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 해보기로 합니다. 다시 만난 친구들과 그동안의 일들에 대한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타협하게 됩니다. 이 때, 선이 다가와 마음이 통한 친구들끼리 연결해 주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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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많은 고래들과 마음이 통하여 연결하다 보니 결국에는 그물처럼 연결이 되죠. 선과 선이 만나 면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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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혼자라서 외롭고 심심한 누군가에게 말해줍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흰고래처럼 마음을 다해 노래를 불러 보라고. 그러면 우리를 이어줄 흰고래의 선이 올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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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박영주 작가님이 작가님의 아이에게 남기는 메시지가 있어요. 너무 따뜻한 말이어서 나의 아이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들이라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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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흰고래와 반짝반짝 예쁜 은하수까지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 그림책이예요. 아이는 흰고래가 밥먹는 장면에서 별사탕이 생각난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더 빠져들어서 읽습니다.
지구별을 떠다는 흰고래를 보며 "흐아으음" 같이 노래를 불러 보기도 하구요. 아름다운 색감과 귀여운 흰고래가 주인공인 고래와 은하수. 아이들이 분명 좋아할 것이라 확신이 들어요.
이 책을 보기 전에 박영주 작가님의 「기린과 바다」라는 책을 읽어 보았어요. 전혀 다른 내용인데 구성이 비슷하더라구요. 점에서 선이 되고 선에서 면이 되면서 무언가 발전해 가는 것 같은 이야기. 이야기의 시작과 절정, 그리고 시련, 그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는 교훈. 그래서 이야기가 더 술술 읽히는 것 같아요.
고래와 은하수는 친구를 만나 행복하고자 했던 흰고래가 타협을 통해 더 진한 우정을 만들어 진정한 행복을 찾게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 입니다.
큰 아들이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어요. 앞으로 아이가 학교에서 만날 나와 다른 수많은 친구들과 갈등이 발생했을 때, 고래와 은하수 이야기를 떠올리며 갈등을 잘 해결해보고자 하는 용기를 가지기를 바래봅니다. 어른들에게도 교훈을 주는 고래와 은하수, 적극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