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근본주의와 종교분쟁
빌프리트 뢰리히 지음, 이혁배 옮김 / 바이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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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나 테러에는 많은 부분 종교적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십자군 전쟁에서부터 이스라엘과 중동의 전쟁, 이라크 전쟁,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 등 상당수의 전쟁이 그렇다.

어떤 전쟁은 정치적, 사회적 이유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종교적 갈등이 큰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전쟁에는 종교적 이유를 내세우지만 정치적 욕심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종교는 핑계가 되었든, 그 근본 목적이 되었든 전쟁이나 분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책은 그와 같은 종교로 인한 전쟁과 분쟁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 전쟁의 책임을 단순히 종교에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근본주의로 변질되어가는 종교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일반적으로 근본주의는 그 종교의 보수성과 완고성을 나타내는 데 반해,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근본주의화된 종교란, 종교가 그 본질적 요소를 잃어버리고 정치화, 권력화되어가는 것을 말한다. 좀 특별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적으로 보았을 때는 세계의 5대종교(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를 모두 아우르면서 그 종교들이 정치화, 권력화 되어가는 과정과 그 변질된 근본주의가 어떻게 분쟁과 전쟁을 일으키는지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모든 종교를 비슷한 분량으로 다루려다보니 좀더 구체적이거나 상세하게 다루었으면 싶은 부분들도 뭉뚱그려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현대 세계의 전체적인 구조와 상황을 알 수 있고, 종교에 대한 개략적인 인식이 가능하게 하는 것 같아 좋다는 느낌이다.

저자는 마지막 결론으로 정치화된 종교 근본주의로 인한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각 종교 간의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결론은 물론 옳은 이야기이며,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종교 간의 대화는 분쟁을 막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정치화, 권력화 되어가는 종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을까?

분쟁을 막는 결론보다는 근본주의화 되어가는 종교를 저지할 수 있는 결론이 있었으면 더 좋았으리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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