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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1 ㅣ 팡세 클래식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카나 그림, 보탬 옮김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10월
평점 :
연말이 다가오면 연간행사처럼 꼭 고전소설을 찾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지 4년이 다 되어가니 이제는 고전소설을 읽지 않으면 한 해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것만 같아 찝찝하다. 그렇게 고른 올해의 책은 <작은 아씨들>. 이미 어렸을 때 책으로도 접하고 영화로도 봤을만큼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완역본은 이번이 처음이라 다시금 읽게 됐다.
<작은 아씨들>은 미국의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품으로, 네 자매로 이루어진 단란한 가족 '메치 일가'의 따뜻하면서도 친근한 이야기로 지금까지도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이다. 이 네 자매는 다소 가난한 집안환경 속에서 종종 여러 곤경을 맞이하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유머와 발랄함, 가족 간의 유대감으로 꿋꿋이 이겨나간다. 그리고 그만큼 네 자매 각각의 캐릭터성이 굉장히 두드러져 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에게는 정감을 느끼기도,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캐릭터로부터는 새로운 면을 배우며 소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나의 경우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자꾸만 작은 아씨들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소설은 전반적으로 전쟁에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며 열심히 삶을 꾸려나가는 어머니와 네 자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장녀인 메그는 많은 장녀 캐릭터가 그러하듯 조곤조곤하고 비교적 얌전한 성격에, 다른 자매들을 감쌀 줄 아는 포용력과 책임감이 있는 캐릭터이다. 작품 내에서 아름답다고 표현되어 어디를 가나 인기도 많다. 이런 메그와는 달리 작가가 자신의 성격을 많이 투영시킨 캐릭터 둘째 조는 소설가를 꿈꾸는 발랄하면서도 당차고 통통 튀는 성격의 소유자다. 독립심이 강하며 호기심도 강해 늘 도전적이다. 셋째인 베스는 성실성이 돋보이는 캐릭터인데, 몸이 허약한 탓에 줄곧 가족들의 걱정과 염려를 받는다. 마지막으로 막내인 에이미는 외모에 관심이 많고 애교가 많지만, 다소 왈가닥하는 성격을 가진지라 사고도 많이 치고 조와도 자주 부딪힌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인격적으로 많이 성장하는 캐릭터.
이 네 자매의 일상 이야기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이들은 각자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그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나간다. 메그는 꿈에 그리던 가정을 이루게 되지만 가정에 얽매여 이루지 못한 자신의 꿈에 종종 좌절한다. 반면, 이런 메그와 달리 조는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때론 사랑까지 포기하며 누구보다도 진취적으로 나아가지만 당시 시대가 시대인지라 여성으로서의 한계에 부딪혀 종종 차별을 당하기도 한다. 꿈은 많지만 아픈 몸으로 제약이 많은 베스, 그리고 예술가라는 꿈을 향해 유학을 하는 에이미까지. 이 네 자매가 자신의 꿈을 현실로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독자인 우리들도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게 된다.
이런 류의 고전을 읽을 때마다 1800년대의 여성 작가들에게 매번 놀라게 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여성의 인권이 많이 낮았던 그 당시 어떻게 이렇게 진취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써내려 나갔는지, 또 차별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좇아나가는 그들의 과감한 행동력에 새삼 반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명작이라 지칭받는 작품에는 시대를 뛰어넘어 관통하는 교훈이 항상 담겨있다. 그리고 그 교훈은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독자에게 전달된다. 이번 겨울은 작은 아씨들과 함께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