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저녁달 클래식 1
제인 오스틴 지음, 주정자 옮김 / 저녁달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디어 '오만과 편견' 서평을 적게 되었다.

로맨스를 정말정말 사랑하는 나로서는, 누군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고전문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바로 이 <오만과 편견>을 꼽을 것이다. 그 정도로 나는 오만과 편견, 정확히는 이 소설의 남자주인공 '다아시'를 정말 좋아한다. 그리고 '오만'과 '편견'이라는 단어로 이루어진 이 소설의 제목도 그만큼 좋아한다. 오만으로 점철된 남자와 편견으로 뒤덮인 여자가 만나 서로의 잘못을 깨닫고 사랑에 빠진다는 멋진 스토리. '사랑은 더 나은 나를 꿈꾸게 한다'는 말을 텍스트로 풀어낸다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수많은 매체에서 언급되고 영화 및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오만과 편견에 대해 알아보자.


재산이 많은 독신 남성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이 소설의 첫 문장은 책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도 많이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소설의 중심이 되는 베넷 집안은 어느 날 자신의 마을에 재산 꽤나 갖고 있는 미혼의 젊은 남성 '빙리'가 이사온다는 소식을 듣고 들뜬다. 베넷 집안에는 딸만 5명인 데다, 개중에는 혼기가 꽉 찬 이들도 있었기에 베넷 부인은 자신의 딸을 이 남성에게 시집보내고픈 열망을 가감 없이 표출한다.

그리고 며칠 뒤에 열린 무도회에서 드디어 이 빙리를 만나게 되는데, 모두에게 친절하고 예의 바른 빙리와는 달리 내내 그의 옆에서 사교성이라곤 1도 없는 자세로 무뚝뚝한 분위기만을 풍기는 '다아시'를 보며 여자주인공 '엘리자베스'는 그를 무례하다고 여긴다. 특히나 그 계기가 되는 말이 있었으니..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와의 첫 만남에서 그녀를 향해 무려 '봐줄 만은 하지만 춤을 출 정도로 내키지는 않는다, 난 다른 남자들이 무시한 저 여자와 춤을 추어 저 사람의 기를 살려주기 싫다'는 망언을 내뱉고야 만다. 진짜 싹바가지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이런 빈정댐에 재치 있게 답하며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이야기해나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엘리자베스는 다아시가 참으로 싸가지 없고 오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다아시는 그런 그녀의 당당함과 재치에 반하고야 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무엇. 생각보다 다아시는 소설의 초반에서부터 이미 그녀에게 뿅 가버렸다. 진짜 이 남자를 어쩜 좋니

반면 빙리는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넷과 사랑을 키워가고, 엘리자베스는 그 둘의 교류를 응원하며 종종 빙리의 집에 방문하곤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아시와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둘은 흡사 말다툼과 같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의견 충돌을 일으키곤 했지만 다아시는 그녀에게 말을 걸 수 있어 속으로 좋아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친구인 빙리에게 엘리자베스에 대한 자신의 호감을 구태여 숨기지도 않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는 빙리의 말에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주는 즐거움에 대해 명상하고 있었다"라고 얘기할 정도니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노빠꾸에 나는 이미 반해버렸고,, 근데 그러면서 자기가 엘리자베스에게 너무 많이 말을 걸진 않았나 속으로 혼자 안절부절못하는 게 매력포인트.

하지만 이런 속마음과는 달리 다아시는 성격 자체가 나무같이 딱딱하고, 지나치게 이성적이며, 겉으로는 감정을 잘 내비치지 않는 성격이라 엘리자베스는 그에 대한 안 좋은 마음만 커져갔다. 더군다나 다아시에게 혼쭐 당하고 쫓겨난 위컴이란 작자가 이간질을 시도+다아시가 빙리와 그녀의 언니인 제넷 사이를 갈라놓았다고 생각해 엘리자베스는 다아시를 아주 그냥 증오하게 된다. 제대로 어긋나버린 그들...

그러나! 그녀에 대한 마음을 참지 못한 다아시는 결국 그녀에게 고백하고야 만다. 그것도.. 엄청나게 로맨틱한 대사들로!!!!

다아시가 사랑을 고백하며 이 둘이 서로의 마음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는 이 대목, 이곳에서 엄청난 티키타카가 오가는데 둘 사이의 감정적 케미가 엄청나서 홀린 듯 정신없이 글을 읽어 내려갔다. 이 장면이 오만과 편견의 클라이맥스라고 생각.

애를 써봤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소용이 없었죠.

제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당신을 얼마나 흠모하고 사랑하는지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아시의 고백. p.283

근데 얘는 고백을 하면서도 자신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 없었던 이유, 이를테면 그녀의 집안이 얼마나 열등하고, 그런 그녀와 결혼하는 게 자신의 가문에 얼마나 수치가 될지, 그녀의 가족이 얼마나 무례한지에 대해서 오목조목 너무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다 말해버린다. 얘 진짜 어쩌면 좋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고백을 대체 누가 좋아하냐구요.. 결국 엘리자베스는 폭발해 다아시에게 말한다.

당신을 나쁘게 생각할 이유는 아주 많아요.

당신의 부당하고 냉혹한 처사를 용납할 수 있는 동기는 제게 없습니다.

...당신을 싫어하게 된 이유가 또 있지요.

이 일이 일어나기 훨씬 전에, 당신에 대한 평가는 이미 정해졌어요.

저는 처음부터, 그러니까 당신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당신의 태도에 오만과 자만심과 다른 사람들을 깔보는 이기적인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당신의 반감이 바탕이 되고 여러 가지 사건이 쌓이면서 혐오감이 확고해졌죠.

당신을 안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을 때 당신은 제게 결코 결혼하고 싶지 않은 남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엘리자베스의 팩폭. p.289

미치겠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서로에 대한 오해만 쌓인 채 다아시의 고백은 망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다아시는 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정리한 편지를 엘리자베스에게 전해주는데(이것마저 로맨틱), 거기에는 그동안 엘리자베스가 자신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점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서술한 글들로 가득하였다.

자신의 소중한 친구인 빙리가 잘못된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그녀의 언니를 반대했던 이유부터 시작해 그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퍼트린 위컴이 사실은 어떤 작자인지까지.

사실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다아시가 하는 말 중에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다. 솔직히 말해 베넷 집안의 사람들은 가족으로 삼기에 너무 피곤하고 무례했으며, 그런 집안에 자신의 친구를 장가보낸다는 게 친구로서는 걱정되었을 것.

그런데 무엇보다도 다아시가 더 좋게 보였던 것은, 그 모든 자신의 행위에 대한 근거를 설명함에 있어서 굳이 변명이나 자신을 방어하는 표현들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 자신이 나쁘게 보일 것이라는 것을 알았음에도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채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모두 표현한 것.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굳이 이해해달라 말하지도, 용서해달라 말하지도 않고 깔끔하게 인정한 것.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자신이 기분 나빴다면 사과한다는 점.

이런 점에서 나는 그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진심으로 깨닫게 되었다.

마, 이런 게 상남자다.

엘리자베스 역시 편지를 읽어 내려가며 다아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비로소 그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자각, 인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동안 편견이란 색안경 안에서 그를 제대로 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음을 깨달으며 그렇게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포인트 1) 오만한 남자 vs 편견 가득한 여자

이 소설의 관점 포인트 중 하나는 소설의 제목인 '오만'과 '편견'에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이 키워드에 맞춰 다아시가 얼마나 오만한지, 그리고 엘리자베스가 얼마나 편견으로 가득한지에 대해 집중하며 글을 읽어 내려갔다.

다아시의 경우, 그는 타고나기를 고귀한 태생이며 집안 역시 어마어마한 부자였기에 귀족의 언행이 몸에 밴 사람이었다.

지나치게 깍듯한 예절로 항상 타인을 대하여왔고, 성격 자체도 사회성이라곤 1도 없는 성격인지라 모임에 가면 항상 묵묵부답.

그렇기에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남들의 눈에는 그가 지나치게 오만하다고 비쳤으리라.

물론 나도 사회에서 다아시와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소설 속 다른 인물들과 같이 그를 젠 체하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엘리자베스의 친구 샬럿,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동생 메리의 의견이 되게 색다르게 다가왔다.

그 사람의 오만함은 다른 경우와 달리 그렇게 기분이 나쁘진 않아요.

그럴 만하니까요.

가문에 재산에 모든 것을 다 갖춘 멋진 젊은 남성이라면

자신을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죠.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오만할 권리가 있어요.

샬롯의 말. p.61

내 생각에 오만은 일반적인 결함이야.

내가 읽은 모든 책에 의하면 정말 흔한 일이고, 인간은 본성적으로 특히 오만함에 끌리는 영향이 있거든.

우리 중에 실제든 상상이든 자신이 가진 자질에 스스로 도취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거야.

허영심과 오만함은 전혀 다른 의미인데 두 단어가 같은 뜻으로 쓰일 때가 많지.

그런데 사람은 허영심이 없어도 오만할 수 있어.

오만함자기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와 연관이 있지만,

허영심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연관이 있으니까.

메리의 말. p.61

대게 허영심과 오만함은 비슷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애초에 나는 사실 이 단어들의 뜻에 대해서도 따로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오만함은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 즉 내가 나를 얼마나 좋게 보느냐와 관련 있으며,

허영심제3자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분석이 마음속에 와닿았다.

또한 오만함 자체가 그리 환영받을 만한 태도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다아시는 오만할 권리가 있다'라는 샬롯의 말에서 자신이 가진 것이 그렇게나 많은데 자기 자신에 좀 도취할 수도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는 애초에 다아시가 오만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말수가 적고 지나치게 사교성이 없는 것일 뿐, 딱히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깔보는 듯한 행동은 겉으로 하지 않았기에.

(실제로 다아시도 인정한다.

난 사교성이 너무 없으며 새로운 사람들과 하는 스몰토크에 자신 없다고,,,, 왤케 귀엽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런 다아시는 겸손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겸손한 척하는 것보다 더 기만적인 행위도 없다고.

겉으로 겸손한 체하는 것이 때론 무성의에 지나지 않거나 간접적인 자기 과시의 증거라는 말이 내 안에 무언가 경종을 울렸다.

그러면서 허영은 두말할 것도 없는 결점이지만, 오만뛰어난 마음의 소유자가 통제력만 있다면 자긍심으로도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과하게 드러내지 않는 정도의 오만함은 자존감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고,

자신이 이룬 과업에 대해 좀 뿌듯해하고 만족해하는 것이 큰 결점은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겠지.

하지만 어찌 되었든 다아시는 결국 사랑이라는 힘 아래 엘리자베스의 팩폭을 계기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그간 자신이 해온 사회성 부족한 행동들, 그리고 언연 중에 배어 있던 오만함이 얼마나 잘못된 것임을 깨달은 후

먼저 스몰토크를 시도하는 등의 변화를 도모하였다..!

잘못을 깨닫고 변하는 모습이 이 남자의 또 다른 매력포인트.

.

.

반면 엘리자베스의 경우, 그녀는 타인의 말만 듣고 생성된 데이터에 의거해 다아시를 '아주 나쁜 사람'이라는 편견을 안고 그를 바라보았다.

이 점은 정말 좀 답답했다. 개인적으로 엘리자베스는 내가 마음에 들 만큼 매력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당당하고 솔직하지만, 나는 그것이 가끔 무례함이 되어 드러났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리고 제3자의 말에 휘둘려 멋대로 타인을 판단하는 점이 별로였다.

나중에 다아시의 편지를 읽고 난 후 엘리자베스 역시 자신의 이런 편견 어린 태도를 인정한다.

이제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이 달라 보였다.

..그녀는 점점 자신이 부끄러웠다.

다아시에 대해서든 위컴에 대해서든

자신이 맹목적이고 편파적이며 편견에 사로잡힌 터무니없는 사람이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난 정말 야비한 사람이었어!"

엘리자베스의 말. p.307-308

우리는 사람을 볼 때 타인을 자신의 잣대에 비추어 판단하는 경향이 많다.

그가 어떠한 말을 했을 때, 그가 정말 어떤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음에도

'아~ 쟤는 저런 의도로 말했을 것 같아. 정말 별로다'라는 따위의 말로 사람을 판단하며

그 사람의 일부만 보고 전체를 정의해버리는 실수를 범하곤 한다.

혹은 그 사람에 대한 타인의 평가, 소문 따위에 휩쓸려 그에 대한 평가를 마무리하기도 하지.

결국 거기에는 그렇게 '평판'만이 남았다는 테일러의 reputation(평판) 앨범이 생각났다.

편견은 정말 우리의 시선을 편협하게 만든다.

.

.

그렇기에 이렇게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 찬 남녀가 서로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것을 사랑으로 승화해 결실을 이룬다는 이 소설이 난 그렇게 좋더라.

결점을 커버하고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랑.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힘이 아닐까?



포인트 2) 사랑, 그리고 결혼이란?

그리고 그 당시 시대상에서 바라본 '사랑', 또 '결혼'이란 문화에 대한 등장인물의 다양한 의견도 소설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보통 사람들은 사랑에 있어 어느 정도의 밀당이 필요하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친구 샬롯은 이렇게 지적한다.

"그것이 재밌을 순 있겠지만, 그러한 기술들로 자신의 호감을 상대에게마저 숨겨버린다면 그를 잃게 될지도 모를 거라고.

호감을 전혀 북돋지 않는데 진정한 사랑을 키울 수 있을 순 없다,

그 사람이 계속 나를 좋아하도록 내 쪽에서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냥 그렇게 거기서 끝나버릴지도 모른다"고 지적하는 샬롯의 말에

와.. 정말 진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개 여성은 수동적으로 비쳤던 그 시대에,

사랑에 있어 이렇게 진취적인 태도를 문장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저런 깨어 있는 정신을 가질 수 있지?

또한 다아시는 사랑에 대해 시가 사랑의 양식이라고 생각했다며, 훌륭하고 건강한 사랑은 무엇이든 흡수해서 살찔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얄팍한 사랑이라면 훌륭한 소네트 한편으로도 고갈되고 마는 것이라고 말한다.

살 찌우는 사랑이란 표현이 색달라서 인상적이었다.

나는 비단 연인뿐만 아니라 친구나 가족, 남들에게 표현하는 사랑을 과연 어디까지 살 찌울 수 있을까?

웬만하면 포동포동하게 찌우고 싶은데.

.

.

결혼에 있어 결혼은 사랑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보다도 더욱 현실적인 것이라고 말한 샬롯의 말도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결혼이 자신의 목표였다며, 배운 사람이지만 가난한 자신 같은 여성으로서는 오직 결혼만이 명예로운 대책법이라고 말한다.

자신은 낭만 따윈 없는 사람이라며, 내가 원하는 건 단지 어느 정도 신분과 돈이 갖춰진 따스한 가정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대답이

현실적이라 공감되면서도 어딘지 안쓰럽게 느껴졌다.

이런 그녀와 결혼관이 달라도 너무 다른 엘리자베스는 샬롯을 창피하게 여겼지만,

난 샬롯이 더욱더 마음에 밟혔다.

사실상 엘리자베스처럼 운 좋게 돈 많고 신분 좋은 남자와 만나 열렬히 사랑하며 결혼하는 엔딩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거야말로 정말 동화 속 이야기지.

그렇기에 샬롯이 말한 대사들이 나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포인트 3) 다아시=완벽한 남자주인공

어찌 되었든 난 다아시가 로맨스소설계의 완벽한 남자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1. 이성적이며 다소 무뚝뚝, 감정에 서툰 면이 있으면서도 순애보인데다 그렇다고 집착광공처럼 지나치게 강압적이지도 않으며,

2.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3. 자신의 잘못된 점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쓸데없는 변명을 덧붙이지 않음

4. 그걸 인정하고 좋은 쪽으로 변화하는 모습.

5. 결정적으로 신분 좋고 돈도 많고 잘생김.

=어케 안 좋아하죠?

그렇기에 난 오만과 편견이 너무너무너무 좋다.....

후대의 로맨스 소설 작가들은 모두 이 다아시를 표본으로 삼아 멋진 캐릭터의 남자주인공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난 정말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 동안 5000권이 넘는 로맨스 작품들을 읽으면서도

아직도 다아시만큼 무뚝뚝함과 다정함, 그 사이의 적절한 밸런스를 맞춘 완벽한 귀족 캐릭터의 남주를 보지 못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레전드 로맨스 소설.

비단 사랑에 대한 것뿐만이 아닌 결혼 문화, 자신의 성격까지 되돌아보게 된다.

역시 고전은 고전.

제인 오스틴은 정말 최고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