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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 사회정의와 공정함의 실천에 관한 한 검사의 고뇌
프릿 바라라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2월
평점 :

옛날부터 추리물이나 수사사건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했던 나에게, 수많은 범죄 사건에 대해 다룬 이 책의 내용은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미국의 유명 검사 '프릿 바라라'로 뉴욕남부지검에서 연방지검장을 역임하였으며 섬세함과 뛰어난 통찰력, 시민을 위한 정의를 내세우며 큰 인기를 얻었던 인물이다. 이 책은 그가 보고 들은, 또는 직접 겪은 사건들을 토대로 그가 몇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공직생활을 하면 느낀 점들을 기록해둔 것이다.
그는 책 전반에 걸쳐 그가 직접 수사하고 처리한 사건뿐만 아니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명한 범죄 사건들을 차용해 그 사건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그가 얼마나 진지한 자세로 일에 임하였는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검사로서 얼마나 꼼꼼하게, 그리고 엄밀하게, 성실하게, 어떠한 정의로움을 가지고 맡은 바를 최선을 다해 처리하였는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그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사건에 대해서도 큰 깨달음을 얻으며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자신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는 멋진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었다.
책은 수사과정처럼 1부-수사, 2부-기소, 3부-판결, 4부-처벌,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장마다 주제와 어울리는 사건들을 소개해 주며 깨달은 바를 서술해 나간다. 한때 미국을 떠들썩하게 한 키티와 호세 부부 살인사건부터 시작해 2010년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테러를 시도하였던 사건, 범죄자로 오인해 무고한 사람을 잡아다 17년이라는 시간을 수감하게 한 사운드뷰 살인사건, 편견이 불러온 잘못된 판단으로 다른 사람을 잡아다 고문시킨 사건들까지 정말 기상천외한 다양한 사건들이 예시로 나온다. 그는 이러한 사건으로부터 수사과정에서의 의심의 중요성, 긍정적 편향과 확증편향의 위험성, 멍청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효과적인 기본적 질문의 중요성, 폭력이나 위협이 아닌 유대감을 형성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심문 효과 등과 같은 깊은 깨달음을 얻어낸다. 이는 비단 수사과정에서만 적용되는 교훈이 아닌, 나아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갖춰야 할 마인드나 태도와도 연결되어 있다.
이런 식의 책을 읽으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역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연방지검장이라는 높은 자리에 오르면 자신의 나약하고 부끄러운 부분을 당연히 숨기고 싶을 텐데도 불구하고, 그러한 점을 그대로 드러내며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주위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성찰/피드백하고, 끊임없이 배움의 자세를 갖추는 프릿 바라라의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그의 모습을 벤치마킹해 새해에는 더 나은 내가 되리라고 다짐하게 되었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은 정말 누구나 꼭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배울 점이 정말 너무나도 많은 책이다. 혹시 당신이 경찰이나 법조인과 같은 공직생활에 뜻이 있다거나, 하나의 조직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리더라거나, 혹은 나처럼 그저 더 나은 삶의 자세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정말 강력하게 추천한다. 범죄 사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추천한다. 흥미로운 사건들이 계속해서 펼쳐지기 때문에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이 책은 반드시 당신에게 새로운 삶의 자세를 제시해 줄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