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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랜드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7
벨린다 바우어 지음, 강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집 앞에 펼쳐진 황무지.
그곳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묻혀 있다.

스티븐 램은 아웃사이더 소년이다. 외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이 소년의 가정에는 아픔이 존재한다. 삼촌이 어렸을 적, 연쇄살인마에게 목숨을 잃었고, 그의 시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스티븐 램은 학교를 마치고 나면 황무지로 가서 삼촌의 시체와 다른 시체들을 찾기위해 땅을 판다.
하염없이 땅을 파다가 괜히 양아치들한테 걸려 몇 대 얻어맞기도 하고
남자친구와 다툰 엄마의 짜증을 감내하기도 한다.
끝이 안보이는 작업에 지친 스티븐은 심촌이 묻혀 있는 곳을 알고 있는 단 한 사람
소아성애자인 연쇄살인마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한다.
그렇게 소년과 연쇄살인마의 편지 교환이 시작되고,
독자들은 이 숨막히는 스릴러에 빠져들 것이다!
블랙펜 클럽의 짱짱팬(?)인 나는 일부러 이 작품을 아껴서 읽었다.
버스에서 읽다가 다 읽어버릴까봐 일부러 덮었고, 저녁먹고 읽다가 자기 전에, 더 어두워졌을 때 읽고 싶어서 책을 또 덮었다.
그만큼 남아 있는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쉬웠던 작품이다.
열두 살 소년과 연쇄살인범의 시점으로 교차되어 서술되는 이 작품은 내가 마치 그 등장인물이라도 된 듯
생생했다. 소년이 비를 맞으며 땅을 파는 장면에서는 내 손아귀와 허리가 아플 지경이었고
내 눈앞에 바로 그 척박한 황무지가 펼쳐져 있는 듯했다.
연쇄살인범 에이버리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부분은 역겨웠다. 바로 욕지기가 나올 정도였다.
아무 죄책감없이 아이를 죽이고, 소아성애자의 집착이 너무도 생생하게 드러나 있어 진심으로 역겨웠다.
그리고 에이버리가 자기에게 편지를 보낸 사람인 스티븐이 어린 아이라는 걸 알아챘을 때에는 내 심장이 달리기라도 한 듯이
거칠게 뛰었고, 너무 놀란 나는 책을 덮어버렸다.
그만큼 생생하고, 엄청난 데뷔작이다.
벨린다 바우어라는 작가의 데뷔작인데, 이 작가의 다음 행보가 나는 너무나도 기다려진다.
한 마디의 묘사만으로 살인자의 심리, 소년의 심리, 거기에 아들을 잃은 어미의 슬픔까지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는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나는 목을 빼고 기다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