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진짜 아이들
조 월튼 지음, 이주혜 옮김 / 아작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예전처럼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읽을만한 글로 다듬는 작업을 하고 싶지만 생각과는 달리 좀처럼 여의치 않는다.
그나마 아이를 키우는 틈틈히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

SF를, 평행우주의 세계를 그려낸 영화나 소설을 좋아하지 않지만 지난 토요일 신문에서 (나는 내 또래에 흔치 않게도 여전히 집으로 종이 신문을 구독해 보는 신문 애독자이고, 토요일의 신문을 정말 좋아한다. 토요일은 Book 섹션이 실리는 날이다.) 이 책의 소개글을 보고는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둘째 아이를 갖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느라 내 인생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는 요즘, 한 남자와의 급작스럽 결혼 결정을 앞에 두고 서로 다른 두 길을 걷게 되는 한 여자의 인생 이야기는 어쩌면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 같아서.

아, 이 사랑스러운 책 같으니.
애잔하고, 뭉클하고, 따뜻하고, 아주 서늘하기도 한 이 책의 감성이 나는 좋았다. 트리샤의 삶이든 팻의 삶이든, 결국 패트리샤라는 사람의 본질은 같기에 어떤 의미에서는 두 삶이 같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도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두 번 눈물이 났다.
첫번째는 트리샤의 세계에 사는 패트리샤가 딱 한번 비와 같은 공간에 있게 되는데, 그때 (당연히도) 비를 알아보지 못하는 팻을 보면서.
팻으로 사는 삶도 마냥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었고 트리샤의 삶에도 나름 좋은 것은 있었지만,
그래도 팻이 트리샤가 아닌 팻의 삶을 두 번 세 번 선택할 이유는 결국 단 하나, ‘비‘ 라는 사람일 것 같다.
비와 그저 엇갈려가는 삶이라니!
트리샤는 영문을 모르겠지만, 비와 팻의 사랑을 지켜본 나는 그 삶이 마냥 슬퍼서 눈물이 났다.

또 한번 눈물이 났던 건,
마지막에 비가 세상을 떠나 그녀를 보내줘야했을 때.
결국 난 이 책을 읽는 내내 비를 사랑한 팻이 되어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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