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읽고 연이어 읽을 요량으로 미리 찜해뒀던 책이다.
언제나 이런 문제에 마음이 끌린다.
커다란 죄를 짓는 사람들과, 그 사연.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우린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하는 문제.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읽고 나니
더욱 궁금해졌다.
엄마이기에 아들을 깊이 돌이켜보고 변호할 수 있다. 아들의 모든 부분이 비난받아도 단 1 퍼센트의 조각 만이라도 보호하고 방어하고 싶을 수 있다. 엄마이기에.
그렇다면 생판 남인 변호사는 왜 살인자를 변호하는가.
돈 때문에? 명성 때문에? 동정심 때문에? ...
궁금했던 대답은 이 책에 없었다.
어찌 보면 제목이 다 했다.
제목이 기대케 하는 고찰은 이 책에 없다.
그렇다고 가볍다는 건 아니다.
저자는 그들 가장 가까이서 사연을 들었지만
가장 건조하고 관조적인 시선으로 글을 썼다.
그저 이야기를 조금 들어 보고, 생각은 각자 해보라는 듯.
그런 의미에서 보면
노인이 되어 부인을 잔혹하게 죽인 남자의 이야기인
첫 이야기는 꽤 좋았고, 다음 이야기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몇몇 이야기들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우린 쏟아지는 뉴스와 기사를 통해
온갖 이상한 사람들을 이미 수없이 보았지 않은가.
그저 이상한 것만으로는 새로울 것이 없다.
그래도 ˝에티오피아 남자” 같은 이야기에는
한동안 여운에 잠기게 하는 깊은 울림이 있었다.
2권도 나와 있다. 아마도 2권 까지 읽어볼 것 같다.
그러니 요약하자면
만족도가 아주 높은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어이 2권을 읽게 만드는,
그런 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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