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연구원에 다닐 때 이 주제에 관심이 가서 개인적으로 사서 읽던 책인데, 내 책상 위에 놓인 이 책을 보고 한 연구위원님이 “법이 왜 부조리하냐고? 이 책 읽고 그걸 알게 되면 나한테도 좀 알려줘.” 라고 실없는 소리를 하며 지나갔었더랬지. 책 중간 즈음에 2013년 날짜가 적힌 대학로 탐앤탐스 쿠폰이 끼워져 있어서 잠시 추억에 젖었다. 도장은 세 개 까지 찍혀 있었다.
그때 프로젝트 때문에 읽을 텍스트가 너무 많아져서 이 책은 오분의 일? 정도 읽고 치워버렸는데, 그걸, 엊그제 갑자기 책장에서 발견하고는 반가워서 읽기 시작했다. 굉장히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100% 추상적이고 논리적으로 머리를 굴리는 뇌활동을 해봤는데, 이게 또 굉장히 쾌락을 주더라는.
요즘 이러한 문제들에 유독 관심이 간다.
예전에는 인간 하나 하나의 고유성과 그 고유성이 소규모로 부딪히는 현장에 더 깊은 관심이 있었는데, 요즘은 더 큰 틀에서의 인간의 모습, 그리고 사회 시스템의 실질적인 구조에 대해 알고 싶어진다. 책을 더 읽어야 하겠고, 공부를 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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