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수상 대상작 뉴온 5
윤슬 지음, 양양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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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수풀 사이에는 두 아이가 서 있어요.

머리를 뒤로 쫑긋 묶은 아이는 오른쪽을 보고 서 있고, 뒤쪽에 선 단발머리 아이는 몸이 왼편을 보고 있는데 눈은 앞에 있는 아이를 보는 듯해요. 하고 싶은 말이 있는걸까요. 녹음이 가득 찬 숲 안에서 함께 서 있지만 두 아이 사이가 그리 친해 보이지 않아요.

[갈림길](윤슬 글, 양양 그림) 속에는 이야기가 3개 들어 있어요.
갈림길
긴 하루
잠이 오지 않는 밤

모두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와요.
아연이와 유나, 솔이와 미래, 은하와 소라

어른이기에 더 불편한 마음이 생기는 걸까요.
삶의 방향이 괜찮은 쪽으로 걸어갔으면 좋겠고, 고생은 덜 했으면 좋겠고, 행복하고 즐겁게만 살았으면 좋겠다는 어른의 마음이요.
그러지 못한 상황을 마주하고 마음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순간 속에서 고민하는 아이들을 보니 괜히 옆에 앉아 손을 꼬옥 잡아 주고 싶어요.

[갈림길]
헤어진 부모님 중 아빠를 따라 시골로 이사 가게 된 아연이가 주인공으로 나와요. 두 가족이 사는 이곳은 하루에 버스가 세 번 다니고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야 하는 곳이에요.

저수지를 끼고도는 오솔길을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꺾어 가면 아연이의 집이 나오고 왼쪽으로 한참 더 따라 올라가면 유나네가 나와요. 멀직이 떨어져 있긴 했지만 아연이와 유나는 유일한 이웃이지요.
아연이는 유나와 같이 학교를 가고, 같은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집으로 가는 갈림길까지 같이 걸어요.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아연이는 유나가 그렇게 편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아빠가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로 뭔가를 부탁하면 거절할 수가 없었다. 나는 아빠에게 약했다. 서툴고 느리고 조심스럽게, 아주 오랫동안 나를 돌봐 온 사람이 아빠였기 때문이었다. p.13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잠잠히 말을 골랐다. p.14
"있지, 그 토끼 정말 네가 그랬어?"
나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꾹 삼켰다. 무슨 대답을 듣게 될지 몰라 무서웠다. 그다음 말을 어떻게 이어 나가야 할지도 캄캄했다. 나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p.16
도자기에 간 실금처럼 미미한 감정들과 몸짓까지 읽어 낼 줄 아는 섬세한 아연이에게
유나의 행동과 말에서 마음이 불편한 순간들이 잡히는데요.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가 의심되는 몸짓과 대사들에 보고 있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어요.

유나가 여태 했던 말들이 신경 쓰여서, 검고 깊은 저수지를 오래 들여다보던 모습이 자꾸 어른거려서 그냥 돌아설 수가 없었다. 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유나에게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갔다. 딱 한 걸음 옮긴 것뿐인데 우리 사이의 거리는 아주 가까워졌다.
"강유나,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우리 집으로 달려와. 우리 집엔 담도 없어. 급하면 내 방 창문으로 넘어와도 돼. 톡톡톡, 세 번 두드려." p.41

그렇게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지만
이야기가 계속 마음속에 고여 있네요.
처음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샛길로 들어가기도 하고, 혼자서 더 걸어가 보기도 해요.
그래서 웅진주니어문학상 대상을 받은 거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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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참 쉬운 게 없지.
지금은 주저앉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해. 지금은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힘든 이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너를 성장시킬 테니까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매일이 똑같기도 하고 또 새롭기도 하잖아요.그 안에서 수많은 갈림길을 만나구요. 내가 선택한 길이 항상 정답은 아니지만, 지금은 최선이니까요. 그 안에서 우리는 배우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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