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2013년 신작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라는 작품의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2013년 2월 28일. 아직 한달도 더 남았는데 너무 기대됩니다. 다름이 아니라 그 예고편을 보다가 김의성씨가 극중 해원에게 오른속으론 담배를, 왼손엔 책을 들고서 한적한 길가 어디쯤에서 묻습니다. "저.. 용기를 좀 내보는 건데.. 차나 한잔 하고 가실래요?". 그때 해원은 "뭘 용기까지 내시고..". 정말 뭘 용기까지 내시고.
가능하면 주마다 시사주간지를 꼭 사서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아무래도 작은 핸드폰 사이즈로 축약돼고, 그 사안의 밀도 또한 함량되서 표현되는 모바일 뉴스 기사들은 안보게 되더라구요. 손으로 종이를 넘기면서 권으로 된 재화를 읽는다는 것은 마치 해산물 칼국수를 집 앞 지하상가에서 먹냐, 안면도 해안부두 꽃섬 휴양지 앞에서 먹냐의 차이만큼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여하튼 그 시사주간지에서 혹은 문화 평론지에서 가장 선호하는 평론가가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허지웅 문화평론가 입니다. 다름아니라 사회 이슈에서 단면을 포착하고 그것을 글로 내보이는 방법에 있어서 허지웅평론가의 글을 굉장히 탁월하다고 느꼈습니다. 조미료 없는 구수한 비지찌개같이 입에 촥촥 감기는 문장들은 이어갈 수 록 무의식 속에 쌓여가는 기승전결로 하여금 칼럼 자체의 이해도도 빠르고 유머감각도 훌륭하더군요. 그 분께서 썼다는 에세이가 있길래 구매하려는 찰나, 책값이 무려 만삼천원이더라구요. 중고매장에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다, 올라오자마자 바로 속전 속결 구매. 와다다다. 사는김에 평소 입맛다시고있던 다섯권 더 같이 묶어서 주문했고 전부 중고입니다. 한창 읽으면서 사회 속에서 세상을 눅눅한 통상에서 벗어나 제대로 보는 방법.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들. 남몰래 침대에 걸터앉아 훔쳐보려고 합니다. '뭘 용기까지 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