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아이에게
김난도 지음 / 오우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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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김난도 선생님 책은 역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따뜻한. 그 위로 코드가 있는 거 같아요! :-) 읽을수록.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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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멘토링 - 서울대 공부 멘토 10명이 꼽은 100가지 공부비법
드림컨설턴트 지음 / 아우름(Aurum)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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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인 동생한테 사줬어요. 글씨도 크고 내용도 쉽고.. 컬러감이 있어서 쉬워보이고요 ㅋ 책 잘 안 읽는 남자앤데 이건 나름 바로 읽네요! _ 좋은 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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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모 -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
이승욱.신희경.김은산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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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떠러지 끝에 간신히 걸쳐 있는 빨간 지붕의 집, 그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려는 한 가족.

표지부터, 아슬아슬함이 보인다.

그들은 집 안으로 무사히 들어갈 수 있을까.

집 안에 들어간다 한들, 안전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지낼 수 있을까.

 

나는 열 두살 차이가 나는 띠동갑 남동생이 하나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동생이 태어났는데, 지금 돌이켜봐도 그때의 내가 기특할 정도로 (ㅎㅎ)온 마음을 다해 굉장히 아껴주었다. 직장생활 하느라 피곤한 엄마를 대신해서. 새벽이면 울어대는 동생을 위해 분유를 타고, 졸면서 우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곤 했다.

 

부모님이 집을 비우셨을 때면 내가 마치 엄마라도 된 양, 저녁을 먹이고 숙제를 봐 주고 내일 학교 갈 준비물을 챙겨주었다. 한창 놀고 싶었던 대학 시절이었고, 가끔은 동생 '때문에' 집에 일찍 들어와야 한다는 게 짜증이 나기도 했었지만, 어쩌면 그 덕분에 나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 아니 '엄마'의 마음이 무엇인지, 내가 엄마가 되었을 때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일지 미리부터 배울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동생 사랑은 꽤나 오랫동안 지속됐다.

내 용돈 벌기도 힘들었지만 맛있는 게 보이면 동생에게 사다주었고, 옷이나 신발도 좋은 게 있으면 내 용돈을 모아서라도 사다줘야 직성이 풀렸다. 둘이서 시내로 영화를 보러 나가기도 하고, 날씨가 좋을 때면 청계천으로 산책을 하러 나가기도 했다. 겨울에는 스케이트장, 시청의 루미나리에 구경... 참 이것 저것 많이도 했었다.

 

그런데 이 어린 놈이, (내가 보기엔 분명 어린데. 지금도 그렇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더니 조금씩 나랑 같이 다니는 걸 싫어하기 시작했다. 맛있는 거 사준다고 꾀고 재밌는 영화 보여준다고 꾀고 신기한 곳 데려가 준다고 꾀도, 이 놈의 자식이 친구들이랑 야구 해야 한다, 축구 해야 한다, 생일 잔치 가야 한간다, 등등의 빡빡한. 스케쥴을 대면서 나를 슬슬. 피하곤 했다.

 

허 . 참. 자식들이라는 게 이렇구나. 싶었다.

이래서 자식 낳아 봐야 소용없다, 고들 말씀하시는 구나.

내 쓸 거 아껴서라도 뭐든 다 퍼주고 싶었는데, 결국은 쟤도 자기가 좋은 거 찾아 가는구나.

그렇게 깨달았다. 우리 부모님도, 나로 인해 언젠가 이런 마음이 드신 적이 있으셨겠지.

죄송스럽기도 했고, 더 잘 해드려야 겠다는 생각도 참 많이 했다.

 

그런 생각을 한 게 벌써 꽤 오래전이다.

그 이후부터 (물론 난 아직 결혼도 안하고 아기도 안 낳아봤지만) 자녀교육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됐고, 책과 기사, 전문가 칼럼 등 교육과 심리서 등을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접하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했다. 실제 요즘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갈까. 다른 집 부모님들은 자녀들과 어떤 문제를 겪고 있을까. 자녀와 충돌이 생겼을 때, 그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궁금했다.

동생의 사춘기 시절은 참 길고도 파란 만장했다.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ㅠㅠ)

 

부모님께 반항하고, 친구들과 다투고 오고, 학교며 학원에서 선생님들께 집으로 전화가 오고...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은 사춘기 시절이면 누구나 겪는 일이라는 말로 무마시키기엔 늦둥이를 보신 탓에 연세도 있으신 부모님이 겪기에는 무리였다. 게다가 위로 딸만 둘이 키워 자식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으셨던(아닌가?^^;;) 그리 힘들지 않다고 생각했던 엄마는 동생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셨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엄마, 걱정마. 남들도 다 그래', 혹은 '그럴 땐 이렇게 해봐', 라고 어줍잖은 위로라도 해 주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많은 책을 읽었지만, 자신있게 엄마에게 건네 줄 책이 없었다.

 

아, 그 책들이 별로. 였다는 말이 아니다.

엄마가 이 책을 읽고 본인의 잘못이라고 자책하거나 상처받을까봐, 혹은 결국은 아무것도 해결될 것이 없다는 생각에 절망할까봐... 쉬 읽힐 수가 없었다.

 

그런데. <대한민국 부모>는 여느 자녀 교육서, 부모교육서, 심리서. 들과는 달랐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두 가지다.

우선 이 책에서 보여주는 초, 중, 고 학생들의 상담 사례, 부모님과 함께 상담실을 찾아 어떤 고민이 있고 자녀와 어떤 문제로 부딪히는지 자세하게 설명하는 자녀와 부모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우리 집만 이런 일이 있는 게 아니구나', 라는 약간의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이 책은 '이럴 땐 이렇게 하세요'라고 말해주는 해결서, 혹은 상황별 지침서가 아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내 아이가 비뚤어진 것에 대해 나 스스로를 탓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며 그렇게 생각하는 게 결코 내 마음이 편하자고 합리화시키는 행위가 아니라는, 믿음을 조금이나마 가질 수 있다. 자녀로 인해 힘들었던 그 시간들, 아이 성적이 좋지 않은 게 마치 내 탓인 거 같아 나를 자책했던 시간들...

 

그렇게 힘들어 했던 어머님들이 있다면 분명, 그렇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겠구나, 하는 결심, 비록 이 책에 '정답'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나에게 맞는 해답을. 찾아가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 책에 나온 수많은 사례들, 부모와의 갈등을 겪는 아이들이 마치 , 혼자만 간직하려고 쓴 비밀 일기장 같은 그 사례들을 많은 부모님들이읽고, 공감하고, 이것이 비단 이 아이의 문제, 그 엄마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꼭 알았으면 좋겠다.

어쩌면 내 아이도, 지금. 이렇게 힘들어할 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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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살아, 단 한 번의 삶이니까 - 거리의 아이 최성봉,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노래하다
최성봉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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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봉님을 처음 본 게 언제였더라. 작년이었던가.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그를 처음 봤을 때. 나도 모르게, 그냥 말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만으로도 마음이 짠해졌던 기억이 난다.

 

 

MC들이 무언가를 물었을 때, 한 단어 한 단어, 고민하며 어렵게 선택하는 모습과

그 말을 내뱉으면서 듣는 사람들의 표정을 조심스레 살피는 모습.

왠지 모르게 주눅들어 있는 그 모습 때문에 더욱이나 눈길이 가던 소년...

그가 넬라 판타지아라는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MC들과 방청객들 모두-

말없이 눈물을 흘리던 장면...

 

 

그래. 사실. 그의 그런 어렵고 힘든 배경, 이 아니었더라면 .

그 노래가 그렇게까지 마음을 울리지는 못했겠지.

세살 때 고아원에 버려졌다는, 구타 당하는 게 힘들어서 다섯살 때 고아원을 뛰쳐나왔다는...

그리고 그때부터 시작된 길거리 생활-

껌팔이부터 폭력, 절도- 등등... 원치 않게 휘말린 여러 사건들.

 

책을 읽다보니. 그의 지금까지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었는지. 어떻게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을 한번도 제대로 표현해보지 못하고 20년을 살아왔다는 그.

누군가 자신과 함께 밥을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뻐서 날아갈 것 같았다는 그.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나보다 훨씬 더 많은 아픔과. 고통. 슬픔. 좌절. 분노를 겪었겠지..

 

사실 조금 전에 KBS 아침마당에 나오는 최성봉님의 모습을 보고.

갑자기 글을 남기고 싶어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어. 그저 담담히 묻어두고 있었는데...

아침마당을 보면서. 또다시 그의 말에, MC도 울고 방청객도 울고.

보고 있는 나도 울고...

 

 

그가 엄청난 미사여구나. 수식어를 붙여가며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살아온 삶을 엄청나게 과장하거나, 꾸며내고 지어내서 멋있는 척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살아온 대로. 그때 느꼈던 대로. 그대로 이야기하는 건데...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해서 정확한 단어 선택도 되지 않는 그인데.

 

 

그 눈빛 만으로도.

슬픔을 감추려고 오히려 태연한 척 하는 그 눈빛 만으로도.

보는 사람, 듣는 사람의 마음을 ...

 

 

최성봉.

방송에서 말한 대로.

그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듣고. 또 그의 말에서 용기를 얻고 희망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불평불만하고 투정부리며 살아온 삶에 대해 반성도 하고..

 

 

 

+ 얼마전 봤던 그의 동영상.

http://youtu.be/TyJPkDW3r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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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최성봉님의 팬카페도 있었다! ㅎㅎ

사진도 구경하고. 완전 좋다! 팬미팅때 나도 가야지.ㅋㅋㅋ +_+

 

 

http://cafe.naver.com/csbforever?20120515091916

 

 

+ 책 속에서.

 

프롤로그 

 

출간을 결심한 건 말기 암에 걸린 어느 팬이 해주신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그분이 제게 “너도 살았는데 나는 신세한탄만 했구나”

하고 말씀하셨을 때, 제 존재가 그분에게 위로가 된다는 사실에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은 듯했습니다.

 

p 28

 

남의 집에서는 눈치를 봐야 했지만 거리에서는 거리낄 게 없었다.
고정적으로 잘 곳은 없었지만 몸집이 작은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어둡고 좁은 곳이 있으면

아무 데나 비집고 들어갔다. 바퀴벌레처럼 말이다. 바퀴벌레보다는 조금 나았으려나.

어쨌든 떠돌이 강아지나 길고양이보다 나을 것 없는 생활이었다.

 

p 57

나는 다리를 절뚝이며 병원에서 도망쳤다. 얼마 안 있어 들통날 사실들이 두려웠다.

병원비가 없다는 것, 보호자가 없다는 것, 그래서 경찰이 올 거라는 것,

내가 칼을 들고 다니고 누군가를 찌르기도 했다는 것을 경찰이 알아챌 것이다.

 

걸을 때마다 악 소리가 터져나오는 아픔 속에서도 도망쳐야 했다.

이 모든 것들이 두려운 어린아이였으니까. 내 곁엔 아무도 없었으니까.

 

-

 

이날의 고통을 나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햇살이 좋은 날 나는 공원 벤치에 앉아 울고 있다. 붕대를 푸는 데 이미 거즈는 사라진 지 오래다. 상처 부위 바로 위에 칭칭 감았던 붕대는 상처가 아물면서 재생되는 살과 함께 엉겨 붙었다.

붕대를 풀면 겨우 딱지가 앉았던 자리의 살이 찢겨나갔다.

 

그 자리에서 역겨운 냄새와 함께 고름이 흘러나왔다.

곪아터진 무릎 속에서 흰 벌레들이 꼬물꼬물 기어나왔다.

생살이 찢어지는 고통에 화도 나고 억울하고 서럽고…… 정말 한을 토해내듯 꺼억꺼억 울었다.

그 상태로 걷기라도 하면 빨지도 못한 더러운 옷에 상처가 쓸렸다.

 

 

p141

 

길바닥에 살 때도 잘 씻지 못해서 피부병에 걸린 적이 여러 번 있다.
피부병이 생기면 살이 트고 갈라지다가 어느 순간 수포가 생기면서 온몸이 가려웠다.

가려움증이 일기 시작하면 미칠 것 같았다. 여기저기 벅벅 긁다 보면 손독이 올라 피부가

시뻘게졌고 더 심해지면 살이 썩어가는 듯 시커멓게 변한다.

발바닥에 땀이 많아서 그랬는지 어느 날 보니 발바닥 전체가 수포로 덮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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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어머니
김용택 지음, 황헌만 사진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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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엄마랑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보는데, 갑자기 엄마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왜 쳐다보냐고 물으니, 너 지금 입은 그 옷좀 버리란다.

 

벌써 5년도 넘게 잠옷으로 입고 있는 낡은 반팔티셔츠와,

언제 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 된 반바지.

 

TV에서는 어떤 여배우가 집에서 입으면 안 될 것 같은 이쁜 잠옷을 입고 있다.

"결혼하면 절대 그런 옷 입고 있지마. 너는 꼭 이쁜 옷만 입고 있어!"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제 언제고 곧 시집갈 수 있는 나이가 되서인지 요즘들어 부쩍 엄마가 나한테 해주는

말들이 자꾸만 내 마음을 콕콕. 찌르고 들어온다.

 

부엌에서 설거지 하는 엄마 옆에 가면,

이런 그릇은 이렇게 닦아야 하고, 수저는 이렇게 해야 하고, 행주는 이렇게 삶아야 하고...

엄마도 나를 보낼 준비를 하는 걸까.

내가 없는 방을 떠올리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하는 우리 엄마.

 

김용택 선생님의 어머니를 읽으면서 내내 우리 엄마 생각이 났다.

몸이 작아진 엄마를 보고 울고 울고 또 울었다는 선생님.

남자라서, 표현은 많이 못하셨지만. 아마... 선생님도 어머니한테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셨나 보다. 책을 읽다보면 , 어머님한테 직접 못하셨던 얘기들을 많이 쓰신 듯 하다.

 

내가 읽고. 우리 엄마한테 주고 싶은 책.

 

- 책속에서.

 

p 34

 

형제들도 자식들도 다 소용없다.

늙고 병들어 죽을 때가 되면 인생은 혼자다.

홀로라는 것을 알게 되면 외로움도 사라질 것이다.

홀로 간다.

죽을 때 사람은 가장 강해지는지도 모른다.

평화가 오겠지.

자유가 무엇인지 알겠지.

우리가 살며 이 세상 무엇을 이길 수 있을까.

산골마을에 홀로 사는 외로운 어머니들은 아마 돌아가신 남편과 이웃들과

외할아버지와 외삼촌들을 그리워하며 아마 그런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p 82

 

나_지금 소원은요?

어머니_ 없다. 자식들 고생 안 시키고, 안 아프고 그냥 바람처럼 훌쩍 떠났으면 좋겠다.

 

p 93

 

내가 사는 시골 동네에도 꾀꼬리가 날아왔다.

지난주에 신경림 선생님이 오셔서 안도현 시인하고 어머님이 사시는

시골집 마당에 있는 평상에 앉아 앞산을 보는데,앞산에서 꾀꼬리가 울면서 뒷산으로

날아갔다.

내가 놀라며 "어머니, 꾀꼬리가 왔네요," 그랬더니,

"아아, 꾀꼬리 울음소리를 듣고 참깨 싹이 나온단다" 하시며,

텃밭 참깨 싹이 났는지 모르겠단다.

어머님의 무심한 이 말에 시인은 놀랐다.

선생님께서 나를 보며 "용택이 니가 시인이 아니고, 너그 어머니가 시인이구만"하신다.

 

p 138

 

어머니의 친구는 누구였을까.

무슨 일이 있으면 어머니는 누구와 상의를 하고 누구에게 하소연을 했을까.

깊은 고민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나는 늘 궁금하다.

삭혀야 하고, 풀어야 하고, 넘어가야 하고, 버려야 하고, 버텨야 하고,

생각을 죽일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많은 세월을 사는 동안 디딘 땅이 푹 꺼지는 일들을 어머니는 어떻게

다 해결하고 또다시 땅을 찾아 딛고 사셨을까.

 

p 225

 

땅콩을 까고 앉아 있는 어머님의 작아진 모습을 보며 나는 울고

자다가 깨어 다시 울었다.

우리 어머니가 다 늙다니, 어머니가 삶의 생기를 점점 잃어가고

기운을 어딘가에 빼앗기며 점점 작아지고 점점 세상에 어두워져가시는 모습은

나를 너무 슬프게 한다.

 

p 234

 

안사람이 언젠가부터 어머니하고 전화로 농담을 할 수가 없다며

어머니와 전화를 하다 끊고 주저앉아 운 적이 있어요.

안사람 이야기를 듣고 나도 울었다니까요.

처음에는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다가

어머니가 가는 귀를 먹은 것이 확인되자 안사람이 며칠 동안 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울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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