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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민정 지음 / 리브르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일시품절
2014년 4월 16일.
그 당시 인터넷으로 세월호 침몰 뉴스를 보고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에 애타게 구조되길 기다렸었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전원 구조라는 자막이 사실과 다르며 이상한 점을 보게 되고 세월호 사건은 당시의 정권을 무너뜨리는 커다란 동력이 되어 있었다.
어느 죽음이나 슬프고 더욱 억울한 죽음도 있겠지만 세월호의 죽음은 아이들의 수학여행이 대다수를 차지했었다는 점에서 너무 설레임과 대비되는 죽음으로 크나큰 충격을 주었다. 배 안에서 설레이고 들떠 있었을 아이들이 한순간에 죽음의 공포로 내몰리는 과정을 떠올려보면 내가 그들을 더욱 충분히 추모하지 않았었다는 죄책감도 든다.

이 실화소설을 통해서 그간 그 당시 정부, 해경, 언론, 이를 이용하는 세력 등에 대한 거부감으로 마음을 닫고 있었던 그 큰 비극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간접적으로 접하고 헤아려볼 수 있었다. 세월호 유족들의 고통과 눈물도 더 와닿았다.
대피하라는 방송이 있었다면 살 수도 있었을 아이들, 보다 적극적인 구조 노력이었다면 살 수도 있었을 사람들, 살아남은 죄책감에 죽음을 택하신 교감선생님. 해경과 군사도 장악하지 못한 정부, 사고 지점을 방문은 하지만 힘이 없는 정치인, 늦게 수색 시작하는 본부, 부패된 시신을 인양하느라 정신적 외상을 받은 잠수부들과 그들에 대한 보상도 없는 현실,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고 석방된 선장.
다시 읽어도 감당할 수 없는 내용이다. 너무나 극적이어서 수학여행가는 아이들과 사람들이 바다에 빠져 죽어서..
그리고 우리는 다시 잊고 살아서.. 그래도 자원봉사자들의 온정과 눈물이 있는 사회이기에 우리 사회가 유지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세월호 사건에 바탕해서 박미나라는 세월호 희생자이자 마지막까지 실종되어 시신조차 찾지 못했던 그녀의 가족이 얼마나 서로 사랑하고 희생하며 살아왔는지, 단원고 선생님이었던 그녀의 동생은 얼마나 그녀를 그리워했는지, 그리고 살기위해, 동생마저 포기하면 줄줄이 인생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언니를 놓아주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죽은 사람을 놓아주는 길은 천국밖에 없음을 그래야 세상 사람들도 좋은 세상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음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