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속에서 내 생각과 감정, 욕구, 간절함을 드러내지 못한 이유는 상실이라는 심리적 트라우마에 걸려 꼬꾸라졌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소위 ‘관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아를 희생해야 칭찬받는 문화와 사회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내가 그러했듯, 수많은 소년과 소녀, 남성과 여성이 관계에서 자신을 분리해내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문화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잘 맞아떨어지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군요. 우리는 상실의 심리와 가부장제의 정치학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청소년기에 어머니와 싸웠던 경험은 관계의 단절을 걸고 한 싸움이었을 뿐 아니라 다른 무언가에 대한 싸움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사실 어머니와 두 가지 측면에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했지요. 하나는 내가 사랑하는 여성, 나와의 관계에 온전히 몰입한 여성과의 관계였고, 다른 하나는 아버지의 아내인 프리드먼 부인으로서 만족스러워 보이는 여성과의 관계였지요. 어머니는 법대 학생 애덤이 보고 싶지 않다고 한 것, 즉 가만 있는 배를 흔들었을 때 발생할 일에 관해 나에게 경고하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