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사랑은 몹시 위험한 일일 텐데 각자 온전한 자신의 집을 가진 채로 시작한다면 그나마 조금 안온할 수 있을지 몰랐다.
한때 나는 성별이 짐작되지 않는 몸이 되기를 바랐다. 내가 아는 여자애들은 대부분 타고난 몸을 오랫동안 미워하며 자라곤 했다. 어떻게 하면 남의 눈을 빌리지 않고 나의 몸을 볼 수 있을까. 아직 나는 그래 보질 못했다. 당연하고도 어려운 그 자유를 분명 희망하고 있지만 내 몸에 히스테릭했던 평생의 습관이 쉽게 어디 가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