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6-37
퍼핀 어미는 새끼를 어느정도 키우고 나면 이제 네 힘으로 살아봐 하듯이 쌩하니 바다로 날아가 버린다... 먹잇감을 잘 못잡는 새끼 퍼핀은 그대로 죽어간다. 지극히 단순한 세계다...

p.110
그러나 등대 앞 풀밭에 앉아 주위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니 나 자신의 마음은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을 뿐일지도 모르지만.

p.165
설령 피상적으로 흉내만 낼지라도 계속 실천하다보면 언젠가 진짜가 된다.

p.168
강 앞에서, 강 위에서 우리 여행자는 그저 그곳을 스쳐 지나가는 환영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곳에 와서 구경만 하고 다시 떠나간다. 단지 그뿐이다. 미세하게 긁힌 자국 하나 이곳에 남기지 못한다.

p.175
무언가 한 가지를 찬찬히 살펴보기에는 우리 생활이 너무나 바쁘다. 진정한 자신의 눈으로 대상을 본다(관찰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조차 차츰 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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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2-53
주인집 딸을 물어뜯기 전까진 영리하다고 동네에 소문 났던 녀석이었지.
... 오토바이의 시동이 걸리고, 아버지는 달리기 시작해
... 번쩍이는 녀석의 눈과 마주칠 때마다 난 더욱 눈을 부릅떠.
...녀석의 덜렁거리는 네 다리, 눈꺼풀이 열린, 핏물이 고인 눈을 나는 보고 있어.
... 국밥 위로 어른거리던 눈, 녀석이 달리며, 거품 섞인 피를 토하고 나를 보던 두 눈을 기억해. 아무렇지도 않더군.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어.

p.61
어떤 고함이, 울부짖음이 겹겹이 뭉쳐져, 거기 박혀있어. 고기 때문이야. 너무 많은 고기를 먹었어. 그 목숨들이 고스란히 그 자리에 걸려 있는 거야. 틀림없어. 피와 살은 모두 소화돼 몸 구석구석으로 흩어지고, 찌꺼기는 배설됐지만, 목숨들만은 끈질기게 명치에 달라붙어 있는 거야.

p.93
그제야 그는 그녀의 표정이 마치 수도승처럼 담담하다는 것을 알았다. 지나치게 담담해, 대체 얼마나 지독한 것들이 삭혀지거나 앙금으로 가라앉고 난 뒤의 표면인가, 두려움마저 느끼게 하는 시선이었다.

p.104
모든 욕망이 배제된 육체, 그것이 젊은 여자의 아름다운 육체라는 모순, 그 모순에서 배어 나오는 기이한 덧없음, 단지 덧없음이 아닌, 힘이 있는 덧없음..

p.140
가장 추악하며,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의 끔찍한 결합이었다...

p.191
...... 왜, 죽으면 안되는 거야?

p.197
문득 이 세상을 살아본 적이 없다는 느낌이 드는것에 그녀는 놀랐다. 사실이었다. 그녀는 살아본 적이 없었다. 기억할 수 있는 오래전의 어린시절부터, 다만 견뎌왔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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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7
고양이는 우리에게 세상의 모든 일에 목적이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어 한다.
- 게리슨 케일러

p.339
아이에게는 사랑할 누군가를 줘야 해. 비행 청소년이란 개도 고양이도 없는 아이들이야.
- 로맹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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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25
고모는 종가시나무같다... 겨울에도 시들지 않고 울타리가 되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벚꽃나무 처럼 모든 사람이 이름을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종가시나무는 사실은 커다란 나무다. 그런데도, 종가시나무는 울타리 역할까지 잘 해낸다. 벚꽃나무는 할 수 없는 일을 종가시나무는 하고있다

p.43
사람은 모든 질문에 대답하지 않아도 된단다. 모든것에 대답하려고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
잃어버린단다. 자기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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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
그건 정답이 아니라고 합니다. 다들 그렇게 말해요.
이 문제는 그 사람들이 낸 게 아닌데 말입니다.

p.211
너무 물러지지만 않는다면 되도록 말랑말랑하게 사는 게 좋습니다.
딱딱함보다는 단단함이 좋고 물렁한 것보다는 말랑한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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