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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사랑에 빠지는 인문학 기행 : 빛과 매혹의 남부 - 내가 죽어야 한다면 이곳의 태양 아래이기를 ㅣ 프랑스와 사랑에 빠지는 인문학 기행
마르시아 드상티스 지음, 노지양 옮김 / 홍익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2019년 올겨울 한 달간의 일정으로 유럽을 다녀왔다. 독일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위스, 스페인, 안도라, 프랑스, 영국 등 총 9개의 나라를 거쳤지만 그 중에서 프랑스가 가장 여운이 남고 다시 가고 나라로 기억에 남아있다. 마르시아 드상티스의 프랑스와 사랑에 빠지는 인문학 기행은 그런 여운을 간직하고 있던 차에 마침 네이버 카페 유랑에서 도서이벤트가 진행되고 당첨되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먼저 이 책의 저자 마르시아 드상티스는 놀랍게도 프랑스인이 아닌 미국인이며, 프랑스인 보다도 더 프랑스를 사랑하고 있다(저자의 남편은 프랑스인이다). 저자의 말처럼 프랑스는 세상 모든 사람이 삶을 위로받기 위해 들러야 하는 곳이며, 나 자신에게 도망치는 곳이면서도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곳이다.
이 책은 여행기이지만 다른 여행기와 전혀 다르게 마치 철학책을 읽는 느낌이 든다. ‘내가 죽어야 한다면 이곳의 태양 아래이기를’, ‘나만을 위해 멈춘 시간’, ‘반복되는 생활을 버리고 싶어지는 풍경’ 등 책의 첫 장을 시작하는 주옥같은 문장은 마치 철학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프랑스에 7주일간 머물렀으나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는 곳들은 단 한 곳도 가보지 못했다. 내가 만약 이 세상의 모든 시간을 갖고 있다면, 쓰고 또 써도 남을 돈이 있다면, 내 어깨에 아무런 의무감이 없다면 나도 저자처럼 프랑스의 곳곳을 여행해보고 싶다. 그러나 일상생활 속에서 그런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내게 아직도 깊은 여운이 남아있는 프랑스를 베스트셀러 작가의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지상에서 가장 찬란한 바다, 철학자 루소와 니체가 사랑한 그곳을 사진과 글이 아니라 실제로 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