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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ㅣ 누구나 교양 시리즈 2
게르하르트 슈타군 지음, 장혜경 옮김 / 이화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우연이 아닌 인간의 자유의지(선택), 신이 아니라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인 철학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해서 신이나 내가 종교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인류의 역사에서 교육과 공동체, 음악과 예술의 기원이라고 불릴만한 모든 것들은 전부 종교적인 관점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철학을 좀 더 이해하고 우리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종교에 관한 책도 읽어 봐야하지 않을까?
종교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이 책은 독일인 저자가 쓴 책이지만 동양 사회의 기원도 종교에서 찾을 수 있다. 은(상)나라 시대 갑골문자는 점을 친 기록이며 왕은 이 행사를 주관했다. 신라의 차차웅도 무당을 뜻하며, 일왕의 기원도 무당이다. 이처럼 고대 동양 사회에서 무당은 최고위층 이었다.
과학적으로 볼 때 신이 인간을 창조해 낸 것이 아니라 신과 종교는 인간 창작의 결과일 뿐이다. 즉 인간이 상상의 날개를 통해서 신을 창조해 냈고, 종교는 말 그대로 두뇌가 만들어낸 유령이다. 신을 생각한다는 것이 인간 정신의 창조물에 불과할지라도 신이나 신앙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두뇌에서 탄생했다고 사랑이 가치 없는 것은 결코 아니지 않는가? 그 창조물은 인간이 만들어 낸 중요하고 훌륭한 작품 중에 하나이다.
이 지구상에서 오직 인간만이 종교를 가지고 있다. 동물들은 욕구와 본능에 충실하지만 인간만이 종교나 사회규범을 위해서 이를 억제한다. 신이 있든 없든 종교는 동물과 인간을 구분하는 하나의 기준이며 인간 사회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이다. 종교는 진화와 역행한다고 할 수 있다. 진화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지만, 종교는 먹어야 할 음식을 태우고 다른 사람들과 나눈다. 심지어 자기 부족을 제물로 바치기도 했다. 인간은 왜 이런 행동을 할까? 바로 이러한 행동이 집단의 결속력을 다지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이러한 종교야 없어져서 마땅하지만 종교는 인간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사악한 기운을 억제하고 인류가 평화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 준다. 종교가 인류를 타락 시킨다면 그 것은 종교를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가 결속력을 다지고 도덕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한다면 아직 의미 파악이 부족하다. 종교가 가진 가장 큰 의미는 바로 영원성을 향한 의미가 아닐까? 우리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다. 그러나 종교를 가지고 신을 믿으면 마음속으로는 영원히 살 수 있다. 현세는 전부가 아니라 내세로 가기 위한 일부일 뿐이며, 죽음은 건널목일 뿐이다. 인간이 현실적으로 영원히 살 수는 없다. 그러나 종교에 기댈 경우 믿음을 통해서 영생을 얻을 수 있다. 죽음과 삶에 대한 공포를 종교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종교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