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정규 교육을 받고 정규학교에 다녀야만 할까? 미국 독립의 아버지이자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도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그는 집에서 가정교사를 불러서 공부를 했다. 즉 홈스쿨링을 한 것이다. 워싱턴 이 외에도 서구의 많은 귀족들과 부자들도 학교를 다니지 않고 가정에서 공부를 했다.
마르크와 베버 등의 갈등이론에 의하면 학교와 교육은 지배계급의 이념을 재생산하고, 진리가 아닌 지배계급이 추구하고자 하는 헤게모니, 이념 등을 주입한다. 과거 일제강점기의 교육을 생각해 보자. 그것은 진리의 추구가 아니라 그들의 통제를 쉽게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정규 교육과정이 아닌 자기들만의 교육과정을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해 가는 학교가 있다. 바로 대안학교이다. 청소년! 7인 7색의 배경이 되는 소명중고등학교는 기독교 계열의 대안학교이다.
인도차이나에 대한 지식을 얻고 어린 학생들의 여행기를 통해서 동남아 문화를 이해하고자 이 책을 읽었지만, 이들의 여행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교인(敎人)들의 삶이었다. 나는 교회에 다니지도 않고 아무런 종교도 없기에 여행을 하면서도 ‘예수’'예수’를 생각하고 성경의 문구를 되새기는 아이들이 참 신기해 보였다.
베드로가 걷지 못하는 장애인을 낫게 하는 기적을 행했는데 이는 하나님이 주신 능력으로 행한 기적이다. 하나님이 나에게도 이런 물리적인 기적뿐만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을 성장시키고 아름답게 하심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 또한 내 삶 속에서 행하시는 기적이라 고백한다. 이 책의 본문 중에 나오는 글이다. 근대 철학은 신이 아닌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행운도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안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때까지 내가 좋아했던 철학과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에게는 생소하고 무척이나 신기하지만 기독교 계열의 학교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가 아닐까?
여행을 좋아하고 종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거북하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여행기의 첫 머리 부분을 제외하고 읽으면 아이들의 순수한 여행기만을 접할 수 있다. 하루 종일 걸려서 버스로 이동을 하고, TV에 나온 맛 집을 들려 식사를 한다. 아이들이 들리는 코스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빠질 리 없다. 아이들의 여행기에 이동시간, 음식 가격, 맛에 대한 평가, 여행에 대한 피로도 등이 자세히 나오기에 오히려 웬만한 여행책 보다도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규 학교를 나와서 취직을 해서 현재의 삶을 살고 있다. 지금 생활은 나름 만족하고 있지만 학창 시절은 전혀 즐겁지 않았다. 밤늦게 자서 새벽에 일어나고 하루 종일 학교에만 있었다.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과제와 선생님들의 폭력 뒤돌아보면 중고등학교 시절은 정말 고통의 연속이요, 시련의 계절이었다. 내 학창시절과 이 아이들의 삶을 비교하면 누구의 삶이 더 행복할까? 이 책에 나오는 7명의 아이들이 이 여행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