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환타지 요소를 갖춘 초현실적인 이야기에 큰 흥미를 갖지 않는 내게 환상같은 이야기가 찾아왔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환상 속에는 현실 속 어디에나 존재하는 사랑이 가득했다. 아버지의 사랑, 아들의 사랑, 연인의 사랑을 담아낸 이야기. 그렇기에 지극히 ‘현실적인’ 환상의 이야기라고 정정하며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서로를 향한 마음의 방향이 조금씩 어긋나 그저 그리워만 하다가 결국은 생의 이별을 맞게 된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지난 지금, 그들에게 주어진 선물같은 시간을 통해 부자(父子)는 이제서야 서로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현생에서는 ‘지켜야 할’ 소중한 것을 지켰고, 죽음 이후에는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마음이 아들에게 이어지는 과정은 순탄치 않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사방팔방에서 튀어나오지만, 그 모든 통통거림들은 한결같이 뭉클하게 마음을 일렁인다. 각자의 생을 채워 온 모든 장면에는 이유가 있고 마음이 있었다. ‘마음을 알아차리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 서로를 이해하가는 과정, 모든 주인공들이 내리는 선택과 행동의 과정의 중심에는 오직 ‘사랑’만이 가득했다.

흠뻑 빠져드는 이야기의 사이 사이에는 주인공들이 서 있는 배경과 장면을 소개하는 아름다운 삽화들이 담겨져 있다. 상상으로만 그렸던 장면을 눈 앞에 실재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하는 그림에는 흥미로운 비밀이 숨겨져있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야 알아차릴 수 있는 그 비밀은 사랑이 흘러넘치는 이 책이 선보이는 또 다른 ‘사랑의 증거’이다.

여러 장면 속에서 토마가 연주했던 곡들을 조성진의 손을 빌려 들으며 읽었던 책. 데이비스 심포니 홀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고, 모두가 숙연히 앉아 있는 공간에서 드뷔시의 <달빛>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토마’를 상상하며 읽고 듣는 모든 시간은 따스한 봄날의 행복이었다.

* 이 리뷰는 ‘작가정신’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