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소설 전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0
이상 지음, 권영민 엮음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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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비롯해 13편의 장. 단편을 수록하고 있는 이상 소설 전집 속에는 스무 일곱 해를 살아낸 이상의 몸부림치는 영혼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오감도]의 그 음울한 초 현실적 분위기와  [날개]에서 느껴지는 감각적인 자전적 주제와 형식의 실험적 파괴에서 그의 치열했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그 외의 [지도의 암실], [휴업과 사정], [김유정], [십이월 심 이일]등등 섬세한 자아와 대비되는 시대를 살았던 이상의 천재적인 면모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이상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작가의 마음속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한 채 책을 읽다 보면 이상이라는 피사체를 바라보다 지나치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으며 어떤 불씨를 품고 있었든지 간에 결심하고, 반복해서 곱씹지 않으면 그의 파격적이고 묘한 순수함을 가진 글을 다시금 펼쳐들기란 그리 녹녹치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안개 끼고 끈적한 날씨에 종로 골목을 걷다가 오래된 적산가옥 대문이 빼꼼히 열려있어 몰래 들여다보면 이상이라는 젊은이가 헐렁하고 허름한 옷을 반쯤 걸치고 구부정히 누워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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