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타로는 내가 본다 - 타로편 내 운명은 내가 본다
정회도 지음 / 소울소사이어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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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지만 요즘은 좀 더 사는 게 막막했다. 나는 꽤나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결과가 미약해서 사실은 지금도 내가 가는 이 길이 맞긴 한지를 고민하게 되곤 한다. 자꾸만 자기에 대한 확신이 작아져가다보니까 내가 선택하는 모든 것이, 이게 맞나?하는 생각이 들게 되곤 해서 괴로운 일도 종종 있다. 그런 내가 아주 크게 상처받고 비뚤어지지 않게 해준 것은 정말 뜬금없게도 사주였다. 사실 내가 엄청 열심히 살았던 것이 아주 의미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이 길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 일을 할 때 진심으로 행복하고, 또 나를 통해 살아가는 방향을 찾고 힘을 얻으며 오래도록 연락도 하고 찾아오는 제자들을 보고 있자면, 내가 아주 알차게 열심히 살고 있는 거는 맞긴 한가보다 싶긴 하다. 그런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진심으로 열심히 살면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요즘은 좀 더 초조한 마음을 공부를 하게 된다. 그런 답답해 미치겠는 마음일 때, 왜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가 싶은 생각에 너무 답답해 미치겠는 마음일 때, 사주가 좀 위로가 되었던 것은 내가 그간 속해있던 10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바닥일 때였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그간 내가 되게 열심히 살아도 잘 안 될 때 그게 내 잘못이 아니라 그럴 때라서였다는 거였다는 게 묘하게 위로가 됐다. 내가 잘못한 것도 내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는 것이. 그리고 이제 앞으로는 이렇게 힘든 날들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더불어 그렇게 힘든 때에 최선을 다해서 허우적대고 노력한 덕분에, 그때 내가 처했을 운명의 평균점보다는 훨씬 좋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당장 내가 대단한 성취를 하지 않았더라도 큰 위로가 되는 것이었다. 사주는 대단히 정확하게 어떤 사건을 집어낼 순 없지만, 흐름에서 위로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요즘 내가 가장 궁금한 것은 신점이다. 근데 참 신점이라는 것이 주관적이어서 그 무당이 용한지, 나와 잘 맞는지 같은 것들에 따라 너무 다르고 잘못하면 엄청 비싼 굿을 권유받는 찝찝한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게 참 함부로 찾아나서기 어려운 이유다. 내가 점을 볼 수 있다면 내 점을 볼 수 있을까? 싶지만 신내림을 받는 건 무섭잖아....

그런데 사주를 공부하면서 사주는 일종의 통계적인 공부와 같다면, 사주는 약간 신점과 같은 영역이라 생각한 적이 있다. 둘다 막연한 일들의 이유와 앞으로 대처할 방향을 알려주지만, 사주는 긴 인생의 흐름이며 이유가 비교적 명확한 것들이라면, 사주는 원포인트로 근거리에 대한 사건을 딱 볼 수 있는 신점과 같은 것! 그런데도 신을 받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것! 게다가 나는 나를 제일 잘 아니까. 나랑 안 맞을 수는 없으니까! 내 타로를 내가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타로를 어디서 배우면 좋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타로도 카드가 많고, 조합이 어떠냐 위치가 어떠냐에 따라서 경우의 수가 정말 많은 거 같아서 선뜻 시작하기에는 좀 큰 장벽이 있는 느낌이다. 누구는 유튜브라고 하고 누구는 책이라고 하고, 근데 누가 딱 정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카드만 사놓고 만지작대고 있었다.

그런데 타로계의 대가(!)이자 운의 알고리즘으로 잘 될 기운을 끌어모으는 정회도님의 책이라면 꽤나 믿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운의 알고리즘을 들으면서 정회도님의 마인드캐리가 진짜 부드럽고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 듣다보면 진짜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다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 또한 그렇다. 쉬우면서도 마냥 얕지는 않아서 이 책을 한 번 훑고 자습서처럼 카드를 펴놓고 자꾸 찾아보고 익숙해지면 내 운명을 내가 보는 수준에서 남의 운명도 봐주는 수준, 나아가 상담가를 양성하는 수준까지 넘볼 수 있을 것만 같다.

교사로 살면서 가끔 의사가 부러웠던 이유는 급여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떤 경우에든 남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의대를 갈 수 없다면, 타로를 배워보는 것도 다른 방향이지만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하나 갖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사주나 타로가 단순히 점성술이라기보다는 앞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주고 막연한 앞날에 대한 조금의 단서라도 주어서 시련의 기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고, 꺾이지 않는 마음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마음을 지지해주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막연하고 약해있을 때 부러지지 않도록 지지해주는 것만으로도 되게 크지 않을까.

또 당장 타로를 볼 생각이 없더라도 배움은 유효하다. 나도 남의 사주를 봐줄 수 있을 만큼 배우지는 못했고 앞으로 배워보고 싶은 무궁무진한 분야지만 기본공부를 해서 좋은 점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 술사들의 말이 어떤 것을 근거로 나왔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 해석에만 의지하는 게 아니라 나 나름대로 분석해서 내 운명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내가 타로를 잘 알지 못해서 해석과 그림의 느낌에만 살짝 의존할 수 있지만, 타로에 대한 기본을 알면, 타로리더님의 말의 이면에 숨어있는 의미까지도 알고 좀 더 주체적으로 나의 운명을 견인하는 방향으로 타로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주든 타로든 인생을 결정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생은 운칠기삼이라는 것을 나날이 느끼고 있는 때라서인지, 좋은 흐름이 내게 와줬을 때, 순간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내 운명을 견인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 하지만 최적이라는 게 해석하는 사람마다 다르고 또 나랑도 다를 수 있다면, 그 최적을 선택할 수 있는 게 나일 때 가장 나 다운 운명을 견인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 그럴 때 이 책이 인생의 한 끗을 보태주는 열쇠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추천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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