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않는 생활 - 정리, 절약, 낭비 문제를 즉시 해결하는
후데코 지음, 노경아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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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단순히 사지 않는 것을 넘어서는, 삶을 지탱해나갈 뿌리를 되짚어보는 심리와 철학에 대한 책

정말 쉽게 읽힌다. 앞부분은 어쩌면 뼈를 맞는 이야기들이 많고, 나도 이런 거 같은데 싶은 내용도 많으며, 예상 가능한 이야기들이 꽤 많다.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이런 책을 자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생각으로만 맴도는 것들은 생각으로 끝나기 쉽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을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통 받는다. 또한 스스로는 스스로를 너무 잘 설득한다. 합리화한다는 뜻이다.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만 사야한다, 대량 구매는 낭비의 지름길이다, 소비는 결핍에 대한 일시적 해결책일 뿐이다 등등의 생각을 많이들 하지만 배송비를 아끼잖아, 이게 훨씬 싼걸? 독보적인 아이디어템이야~, 오늘은 내게 이런 선물을 하겠어. 갑자기 세일을 하는걸? 공짜로 주잖아~등등 각종 합리화 회로를 돌려서 물건을 꼭 들이고야 말지만 그 중 쓰지 않는 물건이 꽤 되고, 억지로 쓰느라 고생한 물건이 꽤 많으며, 언젠가 쓸지도 몰라서 가지고 있는 물건이 꽤 많은 것은 많은 사람의 고민일 것이다. 오죽하면 요즘 구독서비스 중에는 창고 구독서비스도 있을 정도니까. 그래서 수업을 할 때도 자꾸만 생각을 말로 뱉어보라고,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들어보라고 하는 것처럼 자꾸만 이런 글을 남의 목소리로 듣고 읽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책이 한동안 유행했던 급진적인 미니멀리스트류의 책에 비해서 유한 느낌이라서(아무래도 저자가 50대 이상이라서 나오는 짬바와 여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읽히기는 쉽게 읽히지만 생각보다 어렵다는 생각이 든 부분은 아무래도 생각을 바꾸고 찬찬히 실천해나가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동안에 스스로에게 또 설득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자주 찾아보고 다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책의 밀당 사이에 계속 끼려고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뒤로 갈수록 펼쳐지는 작가의 인생 철학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실 알려진 바와 같이 소비는 단순히 돈을 쓰는 것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물건은 사고 택배를 기다리는 동안이 제일 설렌다는 말이 있다. 그 설레는 마음은 물건을 받고 쓰거나 처박아두다보면 언제그랬냐는 듯이 다시 결핍의 영역으로 되돌아간다. 그 물건이 꼭필요했다기보다 결핍을 채우기 위해 버둥거렸을 때의 결과다. 그런 걸 보면 소비나 낭비는 심리적인 기제, 인생을 길게 보는 것, 즉 인생 철학과도 꽤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인 것이다. 소비를 줄이는 것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긴 호흡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에까지 연결시킨 것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지만 아직까지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들도 있기는 하다. 이를테면 집을 소유하는 것에조차 회의적인 입장인 작가의 생각에는 아직 불안감이 가득한 나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자유가 늘 부자유의 반대급부에 있기 때문에 진정한 지향점을 설정하지 않은 상태로 막연하게 불안해하다보면 단기적 관점에서 소비와 결핍의 늪에 빠지게 된다는 작가의 관점에는 크게 감화받았다.

당장 갖고 싶은 물건을 더 갖는 것보다 공간의 가치를 찾고, 자기 인생의 지향점을 분명히하며 우선순위를 정해 신념과 행복을 일치시켜가는 일에 가까워지고 싶다면, 이 책을 두고두고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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