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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독을 사랑해 - 환상적 욕망과 가난한 현실 사이 달콤한 선택지
도우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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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 칼럼니스트 도우리씨의 일일(feat, 구보씨)
한 편의 세태소설을 본 기분이다. 갓생, 배민맛, 방꾸미기, 랜선사수, 중고거래, 안읽씹, 사주풀이, 데이트앱, 좋아요 등은 어느 것 하나도 내 삶과 먼 것이 없다. 정말이지 추천사나 후기들처럼 내 삶을 염탐한 것이 아닌가?싶을 정도로 어쩌면 정말 추천사에서 쓴 문구처럼 '모든 나는 어느 정도 너'라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는지 모른다. 교사 마리아씨도 갓생 살아보겠다고 미라클 모닝 하다가 장렬하게 열흘도 못 채우고 망하기를 반복해보았고, 야근을 숨쉬듯이 하던 시절에 배민맛을 톡톡히 보았으며 하필 코로나 원년이던 덕분에 #혼밥 과 #먹방 과 #OTT 가 배민맛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인지 알고 있으며 남의 예쁘게 꾸며진 방을 보고 와 나는 저렇게 못 산다며 빠른 포기를 단행했고, 요즘 랜선사수와 같은 책도 여러 권 읽으면서 뿌듯해하고 선물하기도 했으며,중고 거래 해보겠다고 여러 번 시도하고 소소하게 성공하고 뿌듯해해보기도하고, 답장을 뭐라해야할지 몰라 답장이 생각날 때까지 안읽씹해본 적도 있으며, 사주풀이에는 두말할 것도 없이 관심이 많고, 데이트앱에서 대차게 피본 적이 여러 번 있으며 요즘도 서평을 올리면 좋아요 수가 궁금한 삶을 살고 있다. 신기하리만큼 정말 모든 나는 어느 정도 너인가보다.
그런데 그 갓생이 사실은 너무나도 인간적인 삶임을, 사실은 평이한 삶을 유지하는 것도 초인적 노력이 필요한 희귀한 일이 되었기 때문임을 분석해내는 작가의 예리함에 아, 이거였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배민맛이 자본 없는 자본주의 인간으로서의 나를 표상하는 것이었음을, 방꾸미기가 삶의 이미지를 임차하는 것이었음을, 사주 풀이가 바야흐로 불안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한치 앞이라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K-심리상담에서 대안 종교의 치유기법으로, 거기에서 치유 비지니스로 연결되고 있었다는 것을 읽으면서 어제 내게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라고 했던 의사 선생님이 생각났다. 내 삶은 MZ세대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적당한 병폐와 불안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나는 모르는 사이에 중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옆에서 말빨과 통찰력 좋은 친구가 풀어주듯이 쉽게 풀어내서 책장도 슥슥 잘 넘어갔다. 이 책은 나중에 응답하다 2022 같은 드라마가 나온다면 이 시대의 분위기를 세밀하게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책이 될 것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삶을 잃어버리고 아편 같은 삶에 중독되어있는 우리를 돌아볼 수 있게하는(물론 구출은 못하겠지만) 책이다. 키워드의 사회 현상들에 대해서 심도 깊게, 그러나 쉽게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