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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 돔 아래에서 - 송가을 정치부 가다
송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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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일보송가을인데요 를 정말 재밌게 읽어서 민트돔 아래서도 엄청난 기대와 함께 읽었다. 결론붙터 말하면 정말 재밌다. 특히나 전작을 오디오북으로 들어서인지 이 책도 성우님의 목소리를 상상하며 읽었는데, 민트돔도 밀리에 오디오북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두 번째 듣고 있는 전작처럼 여러 번 들을 것 같다. 재미있어서.
두 책은 비슷한 듯 다른 매력이 있다. 하이퍼 리얼리즘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은 같아서 하나하나의 인물이나 사건들이 떠올리는 상황이나 인물들이 누굴까를 헤아려보면서 읽는 재미가 있고, 너무나 있었을 법한 이야기들의 속내까지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는데, 전작이 '기자 송가을'의 성장기에 좀 더 포인트가 있었다면 이번 작품은 좀 더 드라마틱한 요소들이 많았다. 러브라인까지 추가되어서 마음을 쫄깃하게 하는 소설적 요소가 또 더해져서 재미가 있었다.(러브라인이 주가 아닌 게 더 매력적이다.) 이 작품을 읽기 위해서 전작을 읽었기 때문에 송가을의 경력이나 나이 같은 디테일이 조금 어긋난다는 게 초반에 살짝 걸렸지만(분명 전작에서 7년차 휴가를 얻으면서 끝난 30대 초반으로 끝났던 거 같은데!그래서 약간 또래의 성장기 같은 느낌도 받았었는데!) 읽다보니까 왜 그런 보정을 했는지, 왜 20대 후반 기자 송가을을 설정했는지도 알 것 같았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부서지고 깨지면서 성장하는 송가을의 모습을 보여주려면, 당연하게 의심할 법한 사람들의 저의나 진심을 먼저 의심하지 않았다가 그 믿음을 크고 작게 배신당하는 송가을의 모습들이 살아있는 생물 같은, 그리고 욕망의 용광로 같은 정치판에서는 더 뜨겁게, 더 냉정하게 돌이킬 수 없는 사건들과 함께 다가왔다.
두 권을 읽으면서 여전히 기자 일은 어렵고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정치부 기자는 더 그렇다는 생각을 했다.그런 기자의 세계를 너무 절망적인 현실도 아니고, 또 너무 희망적인 픽션도 아닌 하이퍼 리얼리즘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정치는 누군가의 이익과 누군가의 희생과 누군가의 손해가 늘 뒤따르는 일이라서 작은 집단의 정치질도 피곤할진대 한 나라의, 국제 단위의 정치는 완벽한 해피앤딩은 없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나(다 의도가 있고 누군가는 이득을 챙길 일이겠지만) 완벽하게 망한 정치는 존재하는 일종의 웃으면서 하는 싸움. 또 나쁜 사람들이 이미지 관리를 철저히 해서 좋은 사람인 양 행동하는 것이 개인이 아니라 집단과 더 크게는 국가 단위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게 되는 것. 하나의 가치를 위시하는 것 같아보이는 사람이 하루 아침에 변절하는 것, 그러나 그 안에도 당연하게도 서사나 이유나 혹은 더 대쪽 같은 곤조가 존재하는 것. 그게 정치라서인지 내게 정치는 다소 가장 인간스러우면서도 가장 인간적이지 못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어 웃으며 보기가 어려운 영역이었다. 인간스러운 이유는 누구도 믿지 못하는, 한없이 부족한 영역이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적인 따스함을 기대하기 어려운데 겉으로는 따스함을 표방하려고 노력하는, 넓은 바다 위에 모닥불을 피우는 것과 같은 모양의 모순 덩어리가 정치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꾸미'를 꾸리지만 그들조차 내 편이지만 내 편이 아닌 것이 정치판이니까. 그 사이에서 휩쓸리지 않아보겠다는 마음으로 버티는 기민호의 고집이 남일 같지 않아보이기도 했다. (반가워 기씨 고집!) 기민호와 송가을의 다음 이야기, 그리고 송가을의 청와대 입성기가 벌써 기대된다. 출퇴근 시간에 들을 수 있게 제발 꼭 오디오북으로 만들어주세요!! 밀리에!!
전작에 비해 기자들의 자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국회라는 배경아래서, 운명에 휩쓸리는 젊은 기자들의 생명력을 인간적 디테일과 사랑과 성장으로 채워넣어 색다른 재미와 함께 찾아온 '민트돔 아래서', 그런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자기의 소신을 잃지 않고 자기 길을 개쳑해나가는 송가을 기자를 따라가다보면 금방 뚝딱인, 일단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책이다. 전작을 읽었다면 그런 대로, 그렇지 않았다면 그렇지 않은 대로 재미있는 책이니 함께 송가을 기자의 매력에 빠져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