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디자인하는 언어를 갖고 싶다면

언어를 디자인하라
유영만.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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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심심한' 사과의 말씀 때문에 한 바탕 난리가 나더니 며칠 전에는 '무료하다'라는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들 이야기로 한 바탕 난리다. 사흘이 왜 삼일이냐는 사람들은 4흘이 아니냐고 주장하고, 금일은 금요일이 아니냐며 당당하게 좌중을 향해 묻는 헤프닝도 생기는 요즘이다.

그런 것을 보면 바야흐로 문해력 고갈의 시대다.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문해력 고갈은 사고의 고갈로도 이어진다. 본질인 기의는 언어인 기표를 타고 흘러가는데, 대충 쓰는 언어, 겉멋조차 없는 언어들에는 깊은 기의가 담길 수 없다.

처음에 이 책을 접할 때는 어휘력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좀 더 심오한 이야기다. 이 시대의 문해력에 대한 이야기. 그 문해력 고갈을 어떻게 넘어설지에 관한 이야기.

사실 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타인의 글을 깊이있게 읽되, 읽는 데만 그치지 말고 사고하는 것. 사고하기 위해서는 적어가며 읽고 되짚어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자신만의 언어를 가진 사람의 세상은 그렇지 못한 사람의 세상과 다르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 언어를 가지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게도 읽고, 사고하고, 쓰는 것이다. 하지만 그 쉬운 것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문해력은 여기까지 와있다.

저자는 타인과 다른 나만의 언어를 가지기 위해, 그런 개념의 그릇을 가지기 위해 평생에 일곱 가지 개념 사전을 쓰라고 말한다. 신념 사전, 관념 사전, 연상 사전, 감성 사전, 은유 사전, 어원 사전, 가치사전은 마치 일곱 가지 같지만 하나의 사전이다. 결국 신념으로부터 가치까지로 이어지는 것. 개념의 재개념화와 창조로부터 나만의 판단기준과 행동 규범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언어에 담긴 신념들을 자신의 언어로 치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면 스스로를 바로 세울 중심을 찾아낼 수 있다. 나의 언어를 디자인하는 과정은 나의 인생을 디자인하는 과정이 된다.

어제 읽은 #메타인지대화법과 이 책, #언어를디자인하라 는 좀 다른 방향으로 자신의 언어를 찾아가는 것인데 두 가지가 제대로 합쳐지면 언어의 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언어를 디자인하다에서 말하는 자기만의 언어를 가지고 내공을 쌓은 뒤에 메타인지 대화법에서 말하는 맥락을 고려한, 나뿐이 아닌 나만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인생도 디자인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한 번쯤은 꼭 읽게 해보고 싶은 책이다.

우리도 오늘부터 하루 세 개씩, 나만의 정의를 써나가는 신념사전부터 시작해 인생을 디자인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