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 #직업시리즈 #큐레이터 #소소하게큐레이터 #문학수첩 #진로 #진학 #고등학생추천도서 #북스타그램 #책추천 #도서협찬 #일하는사람시리즈작고 쉽고 가볍게 읽히는 책이다. 이 시리즈는 늘, 내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켜준다. 특히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아이들이 꼭 읽어야할 책이다. 어떤 진로의 화려한 겉면만이 아니라 꼬질한 에피소드까지도 잘 보여준다. 올해 미술반 담임을 맡았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눈과 뇌와 손의 불협화음이 늘상 일어나는 사람으로, 쉽게 말하면 미술 잼병이란 뜻이다. 그런 내게 늘 로망처럼 멋진 사람들이 예술가들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못하는 미술반의 수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좋다. 내가 부족한 능력을 채워주는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라니! 그럼 나도 이 아이들에게 뭔가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지? 그런데 나는 성향상 미술은 못해도 기획은 잘 하니까...큐레이터가 좋겠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 책이 너무 궁금했다. 나는 우리 반의 큐레이터니까. 우리 아이들의 예술 세계에 다는 못 다가가더라도 이어져있고는 싶어서. 미술은 못하지만 이어져있고 싶어... 그런 바람이 닿아서 감사히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 일단 큐레이터님이 자분자분하게 자기 이야기를 참 잘 풀어내신다. 필력이 좀 쩌신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이렇게 작고 쉽고 필력 쩌는 책의 책장이 무겁다니? 어떻게 한 장 한 장 내 얘기 같을 수 있지? 내 직업이 정말로 큐레이터였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담임과 큐레이터는 닮아있었다. 특히나 담임이라는 게, 겉으로 우아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잡일 보스라는 점에서. 소소하게라고 썼지만 전혀 소소하지 않은 기획자라는 점에서. 작은 공동체 안에서 이것 저것 일인 다역을 뚝딱뚝딱 해내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한 반을 큐레이팅하는 일이 담임의 역할이었구나 하는 점에서. 일 년을 너무나 공들여서 기획하고 만들어내지만 그 아이들을 올려보내고 나면 남는 빈 전시실 같은 교실을 생각하면. 작품하나하나에서 아름다움을 뽑아내고 작품 덕후가 되는 것처럼 아이들 하나하나에서 귀함을 뽑아내고 우리 반 덕후가 되는 것처럼. 하나하나 살아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살아있기 때문에 생기있는 그런.처음에는 자신감만 넘쳐서 패기로 일하지만 점차 애매한 전문가가 되어서 배울 것만 잔뜩 많아지는. 절대 부캐가 필요한. 코로나가 닥쳐서 뜻하지 않게 갑자기 원격 장인이 된. 그 와중에 문화와 교육은 소외 계층에게 가장 멀고 박하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까지도 소름 돋게 우리는 닮아있었다. 큐레이터가 이렇게 친근하게 느껴지는 직업이라니. 사람 사는 건 참 다르면서 비슷하다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조금 번지듯이 내 세계를 넓혀간 기분이다. 그렇게 나는, 내가 아이들을 기획하는 큐레이터였다는 것을, 내 큐레이션에 따라서 아이들과의 시간이 여러 색의 그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나는 내가 늘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의 직업은 다채로운 색깔이라는 것을 큐레이터님의 진솔한 글빨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