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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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다닐 때 학보사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그저 사진기를 많이 다뤄보고 싶어서 들어간 신문사였지만, 들어가서 활동하다보니 세상을 보는 눈에 대해 남들보다는 조금 더 고민해보게 되었지 싶다. 게다가 기자들에게 칼럼을 쓸 기회가 돌아오곤 했는데 그때 내 칼럼의 제목은 '좋은 게 좋지 않다'였다. 나는 좋은 게 좋지라는 식의 이른바 '퉁치기'를 매우 싫어하는 편이다. 물론 인간관계에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진실에 관해서는, 혹은 명백한 사실에 관해서는 좋은 게 좋을 수가 결코 없다. 특히나 어떤 정책에 관해서, 사람들은 왜 반대를 위한 반대를 싫어한다면서 그걸 가장 먼저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혹을 떨쳐내기가 힘들었다. 누구보다 이성적인 양 굴면서, 전혀 앞뒤가 안 맞는 말에 거지 같은 논리를 앞세우면서 '아니 암튼 맞아.' '왜 내 말을 못 믿어?'따위의 억지논리 혹은 가스라이팅을, 혹은 암묵적 편견을 앞세운 폭력을 써왔다는 사실이 머릿속에서 굉장히 명확해졌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조금 어렵다. 그런데 어려운 게 당연하다. 우리가 그간 어렵다는 핑계로 외면해온 아주 불편한 진실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어느 정도 체념하고 포기해버렸던 부끄러움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리가 통통 깨지는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그렇게 회피해왔던 나날들, 아 저 사람이랑은 말이 안 통하니까 저렇게 살다가 죽으라고 해. 라고 생각하고 그냥 좋은 게 좋지 않은 걸 알면서도 강제로 좋은 거라고 해왔던 나날들에 비하면 이 책은 답도 없는 사람들을 앉혀놓고 정말 쉽고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하는, 짱 멋있는 언니를 보고 있는 느낌이라 몰입력은 장난 아니다.

왜 이 책을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들에게 주었는지 알겠다. 우리 나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나이를 먹을수록 자기 고집이 세질 거고 자기가 믿는 게 사실이며 진실이고 진리라는 확신을 자꾸만 가지려고 할 테니까. 그리고 이런 설명에 저항할 테니까 그렇겠지. 오히려 고등학생들은 이런 새로운 진실에 탐구적으로 접근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암묵적 편견의 피해자인 약자이니 이 책을 분석하고 이해함으로써 진실의 조건에 접근하고 새로운 무기를 얻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굉장히 열심히 이 책을 분석하며 읽었을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이 책은 필기하고 정리하며 읽었다. 그러나 읽을수록 하나의 세계가 완성되고 명확해지며 동시에 나의 부족했던 세계가 완성되어간다. 웬만해서 말싸움 안 지는데 정말로 안 질 거 거 같다. 내 생각을 정립하는 체계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다.

당장 메모장을 준비하고 이 책을 읽자. 이게 귀찮거나 두렵다면 당신은 이미 굳은 머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너무 맞는 말이 많아서, 줄치다 지쳐 북스캔 떠서 마음껏 밑줄 치고 있다. 반복해서 더 읽고 내 생각을 다듬고 의심하는 지침서로 쓰고자하는 책, 진실의 조건을 추천하며, 민감함에 늘 용기있게 다가서서 양서를 전해주는 출판사 푸른숲의 결을 사랑한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 사랑해요 푸른 숲 :) 읽어요 진실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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